새집으로 이사 오면서 인터넷을 설치해야 했다.
설치 전에 인터넷 설치업체와의 통화에서 월마다 16,000원이 나오는 요금제로 선택을 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설치하고 나니 23,000원이 나온다는 것이다. 나와 상담했던 상담사와 통화를 했다.
나는 왜 사전에 얘기했던 금액과 다르냐며 따졌다. 23,000원이 드는 것과 16,000원이 드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나와 통화했던 상담사는 추가로 30,000원을 지원해 준다고 했다.
나는 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30,000원을 받는 것과 몇 년 동안 23,000원의 인터넷 요금을 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 직원은 다시 한번 알아본다고,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나도 모르게 갑질 비슷한 것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다시 전화가 온다면 사과를 하리라 마음먹고 전화를 기다렸다.
몇 분 후 다시 전화가 왔다.
"회사에서 전화하기가 좀 그래서 나와서 따로 전화드립니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회사 차원에서 3만 원 지원해드리고 제 사비로 5만 원을 더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 직원은 울먹였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도 좀 서글퍼졌다. 얼마나 큰 실수를 했기에 내가 이 사람의 감정을 이렇게 망쳐놓았나. 사실 그렇게 심하게 따지진 않았는데...
"죄송합니다. 사비는 받지 않을게요. 제가 기분을 너무 망쳐놓은 것 같네요. 그냥 회사에서 주는 돈만 받고 인터넷 이용할게요."
그 직원은 감사합니다 고객님을 3번 정도 반복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도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과 똑같은 짓을 한 것 같아서
그렇게까지 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이 사회가 원망스러워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생각나서
우리가 일하면서 울먹이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