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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n 26. 2019

125씨씨 오도바이 같은 삶

제 바이크를 소개합니다.

어릴 적 몰래몰래 타던 오토바이에 대한 로망을 버리지 못했던 나는

내 돈으로 오토바이를 샀다.

물론 중고다. 나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나 중고가 좋다고 생각한다.


정식 명칭은 2018년형 이탈젯 그리폰 125이다.

전 주인이 900km만 타고 중고로 나온 이 오토바이를 나는 200만원 주고 샀다.

위험하다고 걱정할까봐 부모님에게는 말 못 했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오토바이를 타니

교통법규도 위반하지 않고 나름 안전하게 타고 있다.

오토바이나 차에 붙는 cc는 엔진의 크기를 나타내는데

49cc부터 시작해서 요즘엔 2000cc까지 있다.

물론 cc가 높을수록 더 빠르고 더 크다.


그중 나의 오토바이인 '형이'는 125cc다.

125cc 오토바이는 중고 매물이 많다.

그 이유는 125cc 오토바이를 타던 사람들이 금방 더 크고 빠른 오토바이로 바꾸려고

얼마 되지 않은 오토바이를 중고로 많이 내놓기 때문이다.


그렇게 버림받은 한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이 놈이 참 물건이다.


요놈이 왜 물건인고 하니,


첫 번째, 별도로 면허가 필요 없다.

125cc 이상 되는 오토바이를 운전하려면 소형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반대로 125cc 미만까지는 자동차 면허로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 면허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다.

2종 보통 자동차 면허가 있다면 기어가 없는 스쿠터형을,

1종 보통 자동차 면허가 있다면 기어 있는 바이크를 탈 수 있다.


두 번째, 연비가 좋다.

125cc 바이크는 연비가 좋다.

보통 cc가 높을수록 기름을 더 많이 먹는다.

더 큰 엔진을 돌려야 하니 당연한 논리이다.

내 바이크는 32km/L 정도 된다.

너무 작은 50cc 오토바이는 연비가 더 좋겠지만

시내주행 외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바이크는 나를 조금 더 자유롭게 해준다.

세 번째, 적당한 속도감

나는 구입 당시에도 수원에서 서울 정도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바이크를 원했다.

가까운 가평 정도도 중간중간 쉬면서 가볼만한 그런 바이크.

내 바이크는 90km까지는 무난히 나가고 컨디션 좋으면 100km까진 나온다.

내 심장은 cc 높은 바이크를 타더라도 100km 이상을 주행할 수가 없다. 단연코.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 속도에 만족한다.


네 번째, 주차 걱정이 없다.

어딜 가더라도 오토바이 하나 댈 공간 정도는 있다.

그런데 내가 좋은 오토바이를 탄다면?

누가 툭 쳐서 옆으로 쿵 할까 봐 노심초사하게 될 것이 뻔하다.

내 바이크는 그런 면에서 속은 조금 상하겠지만,

세상이 무너지는 정도는 아닐 것이다.


다섯 번째, 이 모든 장점을 모아 모아 저렴한 가격

바이크 200만 원, 헬멧 10만 원, 1년 치 보험료 40만 원

250만 원 이면 위에 있는 장점을 모두 가진 바이크를 구매할 수 있다.

cc가 낮을수록 보험료도 낮아진다.

입문 비용이 낮기 때문에 입문자들이 125cc로 대부분 입문을 한다.

바이크는 남자의 본능이다.

쓰다 보니 바이크 구매 장려 글이 되어 버렸다.

125cc 바이크는 귀여운 50cc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거대한 1000cc 바이크도 아닌 것이

몸집 큰 놈만 부러워하지 않는다면

나름 잘 만족하고 탈 수 있는 정도이다.

가만히 내 오토바이를 바라보다가

마치 우리네 인생 같은 동질감이 느껴졌다.


아, 너도 그 정도면 만족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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