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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꾸준히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이것들

by 철봉조사 이상은 Feb 25. 2025
 러닝화, 운동복, 운동코치? 아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아마 일반적으로 먼저 러닝화가 생각 날 것이다. 나이*, 아디**, 뉴**스 등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대중적인 브랜드부터, 아*스, 호* 같은 탄탄한 브랜드까지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주변에서 브랜드 좀 추천해 달라고 많이 요청 받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운동화는 나이*, 운동복은 뉴**스를 쓴다. 운동화의 경우는 '칼발'인 내 특성에 맞는 것이 이유이고(이 브랜드는 반에서 한 사이즈 정도는 작게 나온다), 운동복은 개인적인 브랜드 선호도이다. 그렇지만, 사실 이런 이유보다도 이전부터 써서 쓰는 경향이 더 크다. 나의 경우는 자꾸 이것저것 바꾸면 집중이 잘 안 된다. 어쨌든 기본적인 장비가 갖춰지면 그다음은 달리는 방법, 운동코치, 러닝크루, 코스 등을 고려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언급한 모든 것들은 의외로 달리기를 지속하는 요인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달리기를 한다고 하면, 나는 왜 달리기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궁금하다. 아마 다이어트 같은 건강이나, 좋은 습관, 요즘 유행과 대세를 따라, 아니면 여자 친구 같은 지인이 해서 등 매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듯하다. 그래도 공통적으로는 건강과 좋은 습관을 기르고 싶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그렇다면 이 건강과 습관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건 꾸준히 지속함일 것이다. 나의 상황이나 환경이 어떻게 되었든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매개' 그것이 아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달리기는 한두 번 뛴다고 해서 결코 좋은 일은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숨이 터질 같은 고통만 남는다. 그래서는 잠깐 해서는 절대 지속할 수 없다.


내 생각에는 최소 달리기는 10번은 해야 재미를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사람에 따라서 처음 뛰었을 때 좋은 기분을 느끼고 계속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오히려 조금씩 달리기를 하면서 하루 이틀 흥미를 붙여서 어느새 5킬로, 10킬로 그리고 하프와 풀을 뛰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처음에 10킬로미터 대회를 나갔을 때가 생각난다. 2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훈련 거의 없이 달린 나는 1시간 10분이 걸렸다. (걷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막판 결승점에서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아, 좋은 경험이었다. 가끔씩은 달려도 절대 나는 10킬로미터 이상은 달리지 말아야지.”


 1년도 안되어서 하프마라톤에 도전했다. 정말 죽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름대로 조금은 훈련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15킬로부터 완전히 퍼져서 걷다가, 간식만 엄청 먹고 겨우겨우 결승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아, 정말 안 좋은 경험이었다. 다시는 나는 하프를 뛰지 말아야지."


그렇게 굳은 마음을 먹고,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또 하프 대회에 나갔다.


 나는 학습 능력이 정말 없나 보다 싶었다. 나같이 무모한 사람이나 달리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나 같은 사람이 정말 많다는 사실이다. 그냥 재미있게 조금씩 뛰고 말지, 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다가 한 번 달리고 10번 달리고, 매일 달리는 사람이 러너 중에 대다수이다. 참 신기한 일이다.


첫 하프 대회(2013년)와 그 다음 해의 대회(2014), 다시는 안뛴다고 했는데 엄청 열심히 준비해서 뛰었다(기록이 의외로 좋다).


 달리기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운동복이나, 동호회, 대회 같은 물질적, 혹은 교류적인 측면이 아니다.


 내가 계속 지속하면서 꾸준히 달리기를 해 나갈 수 있는 ‘기록과 목표’가 가장 중요하다. 실제로 휴대폰으로 GPS에 기반한 앱들이 너무나 많고(나이*, 스트**, 런데* 등 등), 애*워치, 가*워치 같은 시계를 활용한 기계도 있다(효과는 시계가 가장 좋다). 뭐 정말 예스럽긴 하지만, 공책에 볼펜으로 기재해도 상관없다. 나의 달리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록할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시계다(나도 물질, 자본주의의 노예...).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는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을 통해 몰입을 하기 위한 집중의 방법을 소개한다. 가장 최우선은 '목적이나 목표'로서, 부재할 시 달리기의 몰입이 어렵다고 한다. 운동에 관한 한 수렵, 채집의 인간의 특성은 아직까지 우리의 DNA에 탑재되어 있는 듯하다. 안데르스 한센의 도서 <인스타 브레인>에 따르면 대체로 인류의 뇌는 아직까지도 사바나에서 살 때와 비교해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신체 활동을 할 때 우리의 집중력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또 한 편의 예로 어렸을 적 롤플레잉(RPG) 게임에 비유할 수 있다. 계속 저장하며 다음 레벨업을 하는 그 재미를 달리기를 하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둘 자신의 달리기를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달리기를 재미있게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후에 하다가 필요하면 물질적인 부분은 그때 채워주면 된다. 가장 중요한 시작은 자신의 달리기에 대한 기록이다. 목적에 기반한 세심한 기록과 신체적인 움직임은 가장 최고의 집중력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어쨌든 나의 달리기는 그 이후로 풀코스를 가볍게 도전할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10킬로에서 하프를 도전하는 기간은 1년 이내로 굉장히 짧았지만, 풀코스는 거의 3년이 걸린 듯하다. 지금은 훈련법과 동호회가 많이 발전해 정보의 접근이 용이해 쉬워진 측면은 있지만, 하프에서 풀을 도전하는 간격은 확실히 크다. 사람에 따라 정도가 있지만, 이 ‘갭 gap’은 어느 러너나 인정하는 점이니 풀코스 도전 시 충분히 감안하기 바란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남을 많이 의식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하프를 뛰고 풀을 안 뛰는 사람은 많이 못 봤다...(이 또한, 성인 남성 기준)


 달리기를 꾸준히 하려면 자신의 기록을 철저히 관리하고, 목표를 세워라.

 자신이 이미 하프마라톤을 뛰는 경지에까지 올라간다면 달리기를 지속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내린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 위한 두 가지 키워드'는


하프와 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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