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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봉조사 이상은 Mar 14. 2024

직장에서 3년 넘게 철봉을 해서 얻은 다이어트 효과

직장 내 철봉동아리 '맨손의 철봉이' 스핀오프(이상은 편)

무거웠던 우리, 다이어트를 하필 철봉으로 했다.


2020년 10월 26일


'하필' 그날 점심에 처음 철봉에 매달렸다.


결과는 놀라웠다.


1개...


 나름의 성취감이 느껴졌다. 자랑스럽게 함께 있던 직장 동료였던 '이양녕' 과장에게 어떻냐고 물었다. 그런데, 미심쩍은 표정을 짓더라... 자신이 한 번 해보겠다고 한다. 


1개......


 나도 할 말을 잃었다... "아 왜요?" 그리곤 양녕이 제안했다. 영상을 찍어줄 테니 서로 보자고... 음... 뭐랄까 굉장히 꼴사나운(?) 모습이었다. 힘겹게 낙타같이 올라갔다가, 낙엽처럼 떨어지더라... 택도 없었다. 참 우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그 모습에서 포기할 법도 했는데, 다음날부터 홀린 듯 열심히 매달리기 시작했다. 


 다이어트는 일반적으로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의 감량 혹은 유지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식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총칭하는 편이며, 운동을 통한 요법도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동기로서 나는 키는 있어도 몸이 좀 마른 편이다. 그래서 살을 빼는 의미의 다이어트보다는 찌우는 다이어트가 필요했다. 다르게 말하면 벌크업이다.


 양녕은 나에게 철봉을 좀 해서 '등빨'을 키워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동의가 되었던 것이, 아무래도 내가 마라톤을 하다 보니까 몸이 점점 더 왜소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나는 사실 마른 근육보다는 '브래드 피트'나 '토르' 같은 약간 체격이 있는 근육을 지향하는 남자였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반면에 양녕은 일반적인 다이어트의 개념인 체중 유지 혹은 줄이기 위한 다이어트가 필요했다. 서로가 풀업을 통해 바라는 목표가 있었다.


 풀업을 기본으로 친업도 병행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턱걸이를 지칭하는 풀업은 뒷 근육을 키우는 쪽으로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의 밸런스와 근육을 위해 '친업'도 추가해 주었다. 풀업은 광배근, 대원근 등 근육 위주의 효과가 있다면, 친업은 상완이두근, 팔근육군과 가슴 근육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효과가 다르다. 참고로 풀업이 한 개도 안된다면, 풀업보다는 상대적으로 팔근육을 많이 쓰는 친업이 하나를 하는 데는 더 유리할 수 있다. 어쨌든 사람이 뒤태가 중요하겠지만, 앞태도 챙겨야 한다. 모든 일에는 밸런스가 중요함을 간과할 수 없다.


왼쪽 사진이 풀업, 가운데가 친업 그립이다. / [오른쪽] 자세히 보면 친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앞선 논리적인 이유를 떠나 사실 그때 당시에는 철봉이들의 회사는 혼란한 시기였다. 하필 그런 시기에 꼭 개인의 혼란함까지 겹치더라... 각자 무거움을 가지고 있었다. 두 중년의 과장들은 처량하게 회사 주변 골목을 배회하다가, 뒷동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거기서 우연히 철봉을 마주하였다. 무엇인가 각자의 간절함에 매달리고 싶었던 것처럼...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철봉을 이렇게까지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 번의 계절이 지났다. 철봉이의 아지트는 계절의 변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024년 2월 16일


 24개!!


 20개를 이제는 가볍게 넘긴다. 3년 전의 낙엽같이 떨어졌던 나와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래서 두 사람의 다이어트 효과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한 명은 변화가 없고, 한 명은 엄청난 변화가 있다. 나는 똑같고, 양녕은 그냥 더 쪘다(육아로 인해...). 철봉은 사실 신체적인 변화를 크게 주는 운동은 아닌 것 같다. 언감생심 브래드 피트는 아직까지 내게 요원하다.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 사람들은 내가 철봉을 하는지도 상상하지 못한다.

그냥 아직까지 멸치이다...


 다이어트(Diet)의 본래의 뜻은 지금처럼 식이요법이 아니라, 매일 먹는 식사, 하루 식사량을 가리켰다고 한다. 어원은 라틴어 dieta(디에타)에서 온 말인데, 일상 업무를 뜻했다. 비록 현대에서는 그 의미가 바뀌었지만, 나는 매일 하는 관리의 측면으로서 남녀노소 모두의 일상을 위한 철봉을 주장하려고 한다. 나에게 철봉의 효과에 있어 분명한 것은 마음의 다이어트는 되었다는 사실이다. 내 몸에 대한 이해, 말없이 철봉을 매개로 서로 나누었던 소통, 하루하루 일상을 쌓아감에 대한 소중함의 다이어트였다. 그리고 빠르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쌓여갔던 실력의 성장까지!



 무엇보다도 내 무거웠던 마음을 다이어트해 준 철봉의 효과를 나눠보고 싶다. 인생이란 내 몸무게 하나도 온전히 들기 어렵다는 그 진리를 알려준 철봉에 감사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맨손의 철봉이들과 함께 일상의 소중함과 몸과 마음의 성장을 만들어가고 싶다. 물론 세상에서 무언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누군가에게 강요하거나 나 스스로 조급해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명확히 알고 있으며, 확신이 있다.


 철봉은 특히 마음을 다이어트하는 최고의 효과적인 운동이라는 것을!

오늘도 댕겨볼까?















*부록: 3년 6개월을 하면서 달라진, 1개와 24개의 차이 [사진+영상]


비포와 애프터
1개...


2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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