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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봉조사 이상은 May 09. 2024

직장인의 점심 철봉이 업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

직장 내 맨손 철봉이들의 성장과 소통의 효과기(에필로그)



부장님, 철봉의 천재가 퇴사한다고 합니다


"아니! 함코치 너마저..."


철봉 천재 함코치의 작년과 올해를 비교한 신체 변화(나는 확연히 느껴진다)



직장인의 점심 철봉은 업무성과 향상에 정(+)의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위와 같은 가설을 가지고 올해 직장 내 철봉 동아리를 시작했다. 실제 회원도 늘었고, 흥미로운 활동과 실천적인 연구를 통해 재미있게 만들어보고자 했다. 회원은 총 11명, 직장 내 전체 풀타임 직원 중 60% 넘는 직원들의 참여와, 4명의 여성 멤버의 포함으로 성별 다양성도 확보하였다. 기간은 2024년 2월부터 5월까지이며, 활동 시간은 점심식사 이후 12:40~13:15 사이에 진행되었다.

너무 쓸데없이 진지한가?


아직은 추운 늦겨울, 영화 맨발의 기봉이에 모티브를 얻어 '맨손의 철봉이'를 결성하였다


1. 철봉 운동의 접근성

 철봉은 일단 접근성이 좋은 운동은 아니다. 다른 운동은 증량을 조절하면서 근육과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하지만 철봉은 자신의 몸무게를 온전히 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시작의 진입장벽과 느린 성장은 철봉이라는 운동의 접근성을 어렵게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만큼 들어 올렸을 때의 성취감은 엄청나다. 그 중독적인 매력은 개인의 자존감과 성공경험에 강한 의미를 부여한다. 접근장벽이 높은 만큼 그 선을 넘었을 때 우리는 더욱 성장하게 된다.


철봉은 첫 시작부터 자신의 몸무게 70kg 이상을 들어야 한다.


2. 철봉 운동의 회상효과

 철봉은 성인들의 강한 추억 회상 효과라는 의미를 줄 수 있다. 요즘 철봉이라는 운동 기기를 동네에서 만나기는 어렵다. 물론 크로스 핏 체육관이 많아지고, 실내 철봉기기도 많이 보급된 것의 원인일 수도 있다. 아울러 강철부대, 피지컬 100 같은 신체 활동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많이 나옴으로써 다시 선망의 운동이 되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이미지의 철봉은 초등학교를 가야 만날 수 있다. 철봉을 하면서 가볍게 내 몸이 들려지는 그 기분을 통해 직장인들은 과거에 대한 화해와 회상효과를 강화시킨다.


철봉은 옛날 초등학교 시절 그 이미지를 생각나게 한다.


3. 철봉의 운동효과

 철봉은 효과는 무수히 많다. 첫째는 광범위한 근육 향상 효과이다. 우선 상체의 가장 큰 근육인 광배근(활배근)을 집중적으로 단련할 수 있다. 실제 하체를 제외한 상체 전체의 운동으로서 어깨, 광배근, 척추, 코어 등에 긍정적 효과와 성장을 준다. 팔힘 증가에도 특효약이다.

 둘째는 안정성이다. 철봉이 진입장벽이 높아서 무리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철봉은 굉장히 안전한 운동이다. 자신의 몸무게를 드는 운동의 특성상 성장이 더디다. 심지어 자신의 몸무게에 따라서 가중이 됨에 따라 무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우며, 몸 컨디션의 영향이 적다. 이는 곧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는 건강하다. 몸의 중심인 허리가 망가지면, 운동 자체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면에 철봉은 척추의 바른 정렬을 도와준다. 어깨에 무리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십견, 육십견을 가진 사람에게도 건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단, 풀업이 아닌 매달리기를 전제로 한다면이다. 매달리는 정도는 근육의 손실과 부상을 줄여주고, 긍정적인 열을 주어 치료효과에 도움이 된다.


철봉 잡고 -> 점프 -> 버티기 1 -> 버티기 2 -> 버티기 3 -> 다시 점프(이전 반복)


4. 철봉을 통한 다양한 활동

 이 연재는 철봉 전체를 아울렀다. 우리 맨손의 철봉이 연재의 주 내용이 ‘풀업’이 아니라 철봉으로 많이 지칭한 이유는 단순 당기는 풀업 혹은 턱걸이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활동을 포함한 것이었다. 그 외 매달리기, 팔과 앞 근육을 발달시키는 친업, 무반동의 강력한 운동효과 영국해병대턱걸이, 약간 묘기에 가까운 머슬업, 공중부양 등 단조로운 철봉에도 무수한 운동법이 있다.


왼쪽은 영국해병대턱걸이 버티기, 오른쪽 둘은 공중부양 철봉


5. 직장인의 점심 철봉과 업무능력 향상의 관계

  인정하긴 싫지만, 직장인의 점심 철봉은 업무 효과로만 봤을 때 사실 통계적 혹은 질적인 실제 사례 기준으로 봤을 때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생각하는 점심철봉은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첫째, 심리학적으로 브루잉 효과가 크다. 고대 그리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친 것을 비유하는 것으로, 계속 업무를 이어가기보다는 잠깐의 환기를 통해 더욱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여주는 심리학 효과이다. 업무의 창의력에 있어 점심시간의 환기는 분명히 도움을 준다.

 둘째, 공동의 관심사를 통한 함께하는 직원들의 관계가 증진된다. 아무래도 직장인들의 짧은 점심시간은 다양한 활동을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대부분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거나 가벼운 동료와의 티타임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를 통한 활동은 더욱 집단의 몰입감과 단합능력을 높일 수 있다.

 셋째, 신체, 정신 건강의 증진과 업무 능력 향상에 있어서 매우 큰 효과를 준다. 운동은 신체의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건강에 매우 큰 도움을 주며, 뇌를 활성화시킨다. 도서 <몰입> <인스타브레인>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등의 도서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설명해 주고 있다. 머리에 더욱 피를 돌게 함으로써 집중력과 창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을 현시점에서 통계나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게 되었다. 10회가 넘은 현재 끝자락 평균 출석률 3명 이내(나를 포함...)이다. 원인을 보자면 일단 직장인의 점심은 업무 변수는 물론이고 소통을 위한 계기들이 많다. 당연히 다양한 관계의 유지를 위해 철봉 외 다른 직원들과의 소통도 해야만 한다. 꼭 철봉에 얽매이는 것만이 건강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단순 티타임도 매우 중요하다. 그걸 인정해주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나름대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철봉이들


 그리고 이제 마지막이다.


 사실 맨손의 철봉이를 더 활성화시키지 못한 부분은 나의 책임이 크다.  물론 실무 책임자로서 점심에도 업무를 봐야 할 경우가 생겨(미팅, 출장 등) 꾸준히 철봉을 하지 못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무엇보다도 올해 초부터 갑자기 아파온 나의 몸은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달리기는 어렵지만, 다행히 철봉은 가능하다는 병원의 허락(?)으로 꾸준히 유지해 왔지만, 최근 걷는 것도 지장이 있는 나의 몸상태는 철봉 의욕을 떨어뜨렸다.


망할 몸뚱이... 철봉으로 인한 부상은 아닙니다...


 심지어 철봉의 천재마저도 퇴사를 한다. 결론적으로 직장인의 점심 철봉은 효과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물론 허락된 시간도 짧았고, 주력멤버 2명의 퇴사라는 아픔을 겪었다. 그나마 "뭐 하겠어?"라는 솔직한 심정으로 바라봤던 함코치가 자발적으로 재미를 붙여가며, 아주 우수한 능력으로 철봉을 한 것에 대해서 기특함과 뿌듯함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오래 함께 하진 못했지만,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그 친구를 응원해 줄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고, 꼭 그렇게 성과적인 측면의 부정성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점심시간에 잠시나마 철봉을 했던 마음가짐은 우리의 일상을 더욱 부지런하고 진지하게 임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를 통해 얻은 마음과 신체의 건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성과일 것이다. 함께했던 긍정적인 활동을 통해 삭막할 수 있는 직장생활에 우리는 더욱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었고, 철봉 이후의 상쾌함으로써 더 일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였다. 우리 '맨손의 철봉이'의 활동에 정말 다양하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비록 과학적으로 성과를 검증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상관은 없다.


나는 강하게 우리의 점심 철봉이 정(+)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멤버들이 있다. 훗날 더 힘차게 도약할 것이다. 지금은 우선 시기적으로 더워지는 5월 이후로는 잠시 휴식기를 갖고자 한다. 물론 아예 놓지는 않고, 무더위를 피해 틈틈이 꾸준히 철봉을 할 것이다. 



우리는 맨손의 철봉이다

함께한 시간들을 기억한다

다시 힘껏 봉을 잡는 순간을 찾을 것이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기 위해, 다짐해 본다!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이것이 인생이었는가? 그래 좋다! 이제 다시 한번!

 <프리드리히 니체>



나는 언제 어디서든지 철봉을 잡을 것이다



연재는 끝났지만, 맨손의 철봉이는 틈틈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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