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맨손 철봉이들의 소진예방 악력기(직장인의 거꾸리 편)
잡았어야...
월급과 자리를 위해 잡았어야
경력과 이력을 위해 잡았어야
내집과 재산을 위해 잡았어야
아이와 아내를 위해 잡았어야
살아온 세월을 위해 잡았어야
어른이 되어야 했기에 잡았어야 했다.
철봉에 매달린 순간이 정말 힘들었다지만
직장인으로서 살아온 순간의 힘듦에 비한다면야,
차라리 직장인이 매달려야 할 것이 철봉만이었으면...
사실 맨손의 철봉이에 대한 시작은 철봉에 대한 애정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일모레 바로 마라톤을 뛸 정도로 누구보다 체력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평균 이하의 몸이 되어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지겹게 길고, 지독한 부상에 원인을 못 잡는 게 더 화가 난다. 뭐를 해도 그냥 도돌이고, 치료받고 오는 몸뚱이는 매번 초라할 뿐이었다.
결국, 가누지도 못하는 몸 차라리 어디에 잡아 놓고 싶어서 더욱 철봉을 강하게 잡았다. 그나마 병원에서 철봉은 해도 된다고 하기에, 철봉은 수많은 효능과 함께 허리와 다리에 무리를 주는 운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직장인이 잡아야 할 것은 당연히 철봉만이 아니었지만, 나는 철봉 말고 잡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철봉이라도 잡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물론 철봉에만 집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꾸리도 탄다. 처음에는 좀 무서웠지만 혈액순환의 촉진과 척추의 부담을 줄여주고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아주 좋은 운동이다. 이제껏 과는 다른 세상을 보게 해 준다. 이처럼 다양한 운동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함께 삶의 질을 유지시켜 준다.
나는 잡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