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맨손 철봉이들의 공중부양 초능력기?(이양녕 과장 편)
우린 괴물도 영웅도 될 수 있어
우리 학교에 초능력자가 다닌다
얼마 전에 무빙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사실 원작 웹툰의 무빙을 좋아하던 나로서는 너무 반가운 드라마화였다. 매력 있는 많은 캐릭터들과 흥미로운 드라마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초능력자'들이라는 소재가 특히 나를 끌어당겼다.
다소 거창하지만, 나에게 있어 '철봉은 초능력이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철봉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화가 되어 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나의 신체 능력이 예전에 비해서 더 향상되는 지점이 생기다니! 물론 모든 운동이 다 그렇겠지만, 뭔가 흔하지 않은 이 철봉은 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주었다.
비록 사소할 수 있고, 아주 잠깐이지만, 마치 초능력자가 된 것처럼!
아마 나와 함께 철봉을 시작한 양녕 과장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나름대로 3년 반을 넘게 철봉을 해오면서 느껴왔던 자부심은 나 못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무빙의 비현실적인 초능력처럼 양녕 과장의 중력을 거스르는 철봉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철봉은 자신의 몸무게가 상당히 중요하다. 무게가 가벼우면 자신의 몸을 들어 올림이 수월하다. 당연할 수 있는 것이 아령의 사례를 봐도 무게 10kg을 드는 것과 20kg을 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그나마 아령은 손잡이라도 있지... 사람의 몸을 아령과 대입해 본다면, 단순 무게 2배 이상 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우리가 기억하는 크로스핏이나 체조 선수들은 대부분 슬림한 체형이다. 간혹 웰터, 헤비급들이 있지만, 큰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의 피지컬 100 시즌1,2를 봐도 적정 체중을 가진 출연자가 상위권과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비슷한 원리일 것이다.
혹시 누군가 나에게 "체급이 있는 사람이 철봉을 하면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솔직히 내 의견으로는 철봉은 추천할 만한 운동은 아니다. 한다고 해도 매달리기 수준을 추천하고, 다른 운동의 보조적인 측면에서의 운동으로 철봉을 보는 편이 더 낫다.
그 이유로서 첫째는 불리하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철봉은 가벼운 자신의 키 대비 적정 체중을 가진 사람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즉 본인의 무게가 많이 나간다면 상대적으로 성장이 힘들다. 운동이라는 것이 잘 못한다면 재미가 없는 법이다...
둘째로는 안전하지 않다. 이전 글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초반 진입장벽이 높은 풀업의 특성상 무리할 수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척추의 협착과 바른 정렬에도 도움을 주는 의외로 안전하고 장점이 많은 운동이다. 그러나 견디기 어려운 일정 이상의 무거운 체중은 안전성에 해를 줄 수 있다. 극단적이지만 훈련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게 과중은 어깨의 부상과 탈골이라는 위험까지도 높 수 있다.
셋째로는 안 어울린다. 아무래도 철봉은 왜소하고 어깨가 좁은 사람이 하는 편이 좋다. 어깨와 광배근을 비롯한 상체 근육이 적절히 커지면 아무래도 외형과 스타일 상 옷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체격이 큰 사람이 철봉을 한다면... 너무 상체가 과다하게 커지게 되었을 때 언밸런스한 외형이 나타날 수 있다. 뭐 본인이 그걸 콘셉트로 노린다고 한다면... 말릴 수는 없다만(양녕이 그런 듯...), 어쨌든 난해하다...
혹여나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비록 부정적인 세 가지를 글로서 늘어놨지만, 주의 차원에서 쓴 글이니 꼭 철봉금지 차원으로 인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만큼 철봉은 헤비급 체격이 하기 어려운 운동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주장임을 밝힌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양녕 과장은 정말 초능력을 보여준다. 체격이 큰 양녕 과장이 철봉을 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아마 내가 아는 철봉 좀 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많이 나가지(?) 않을까 싶다. 비슷한 체급의 이효령 대리(지금 팀장)는 1개도 못했던 것을 봐도 양녕의 초능력에 가까운 철봉실력이 새삼 놀랍다. 약간 무빙의 조인성 아들 '봉석이' 같은 타고난 인자강이다.
이런 재미있는 생각들이 겹쳐 철봉으로 공중부양을 해보았다. 실제 철봉, 헬스 크리에이터들이 묘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영상이 올라와져 있다. 물론 이는 턱걸이 실력과 함께 팬터마임을 하는 듯한 연기력이 가미되어야 한다. 공중에서 계단이 실제 있듯이 이를 밝고 올라가듯 해야 한다. 형태도 방식도 다양한다. 결론은 우리들은 실력이든 연기든 둘 다 부족해서 못한다... 못 봐주겠다......
무빙의 드라마와 웹툰에서 조인성 아들 '봉석이'는 시도 때도 없이 날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우고, 모래주머니를 차기도 찬다. 초능력을 억제하는 봉석이와 달리 조금 다이어트가 된다면 양녕 과장은 정말 초능력에 가까운 철봉실력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비록 지금은 모두 많이 부족하지만, 철봉이들이 철봉 초능력자 '철빙'이 되는 날을 한 번 꿈꿔본다.
하지만 현실은 아마 진짜 내 꿈에서나 가능할 듯하다.
그나저나 못해서 그런가 공중부양 철봉을 다 하고 보니, 뭔가 어감이 이상하고 기분이 나쁘다...
영상과 사진으로 보니 알겠다.
철'빙' 1,2...
* '빙'에 있어서 특정 비하의 의미가 아닌, 셀프 디스로 재미를 추구하고자 귀엽게 멍청한 '빙구'라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혹여나 오해 없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