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킹스맨 2 - 매너가 월요일을 만든다.

요즘 시대에도 정장을 입는 나의 습관에 대하여(와이셔츠 편)

by 철봉조사러너
이제 양복 좀 입지 마! (아내)
왜 그런 쓸데없는 일을 하죠? (주변)


정장 습관에 관하여 들었던 이야기이다.


나는 매주 주말에 와이셔츠를 다린다. 나의 오랜 습관이다.

하루에 한 개씩 입으니까 5일 출근 5개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군대에서 다리미병(?)을 한 이후로 다림질에 나름대로 능숙하다. 일단 깔끔하게 주름이 펴진 셔츠와 각 잡힌 팔을 보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다리는 행위 자체도 재미있다.


와이셔츠는 잘못된 표현이다. 사실 '와이셔츠'라는 말은 일본에서 White shirts가 변형되어 유래된 것이고, 일반적으로 정장 안에 입는 와이셔츠는 영어로는 셔츠, 화이트 셔츠 또는 드레스 셔츠라고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나무위키). 그럼에도 워낙 고유명사처럼 많이 쓰는 것이 현실이다. 이 이후 글에는 그냥 '셔츠'라고 지칭하련다.


셔츠 브랜드는 하나만 고집한다(협찬 아님). 듀*. 정장을 좋아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이유로 D마크도 왠지 멋지고, 소매의 음각된 디자인이... 정말 매력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한 번 셔츠를 사면 거의 5년을 입는다. 아니 어떻게 5년을 입지? 싶겠지만... 뭐든지 잘 관리하면 덜 상한다. 절대 건조기 돌리지 않고, 자연 건조하고, 다림질도 적당한 온도로 눌러주면서, 관리하면서 입으면 꽤 오래 입는다.


이제까지 15년 동안 출근하면서 내가 기억하는 한 단 한 번도 다림질을 하지 않은 셔츠를 입고 출근한 적은 없다. 심지어 세탁소에 맡긴 적도 없고, 내가 셀프로 다 한다. 가끔 와이프는 번거로운 일 하지 말고 그만 입으라고 구박을 한다. 참고로 와이프는 내 셔츠를 다려 준 적이... 거의 딱 한 번 인가(?) 있다. 안타깝게도 그때 유일하게 해 준 와이프의 작품이 내 마음엔 들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이런 습관이 아주 가끔은 지켜지지 않은 적이 있는데, 주말에 바빠서 놓치거나, 여름 셔츠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를 잘 못 타면 한 10개를 한꺼번에 다려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일어날 때도 있다. 그래도 걱정은 없다. 최근 내 기준 와이셔츠 1장 당 긴팔은 5분 언더, 짧은 팔은 4분 언더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10개가 넘어도 1시간은 절대 넘지 않는 것이니, 개수가 많다고 못할 것은 없는 거다.


번거로운 것도 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거의 입자마자 정장 재킷을 얹히면 대부분 구겨지고 만다... 하지만 입을 때의 그 새것 같은 느낌과, 나의 복장에 애정을 부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나만의 만족일 수도 있고, 아마 누군가는 무쓸모 고집이라고 할 수 있을 듯도 하다. 요새 남들이 봤을 때 일반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내가 오랜 직장 생활을 유지하고 그나마 도움을 받은 가장 큰 요인으로는 나의 셔츠 관리 습관이 큰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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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과 셔츠라니.. 사실 전혀 매칭이 되지는 않는다.

월요병과 휴가 복귀 부적응 증후군은 직장인들에게 빠트릴 수 없는 주제이다. 도서 <몰입> <달리기 몰입에 대하여>에서 몰입의 긍정적인 효과를 찬양하다시피 강조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으로 과몰입에 대한 부정적 내용들이 일부 언급된다. 몰입은 일상의 삶에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몰입은 자칫 인간관계나, 자신의 루틴을 깨트리는 등에 있어서 건강한 일상을 해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어쩌면 월요병이나 휴가 복귀병이 생기는 것은 주말이나 휴가에 과몰입 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나의 과몰입할 수 있는 요인을 주말 다림질이 다시 현실 복귀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근에 나의 셔츠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있다.


나의 스타일이 나의 직장에 더욱 몰입하게 해 주고, 주말이나 휴가 같은 힐링과 일탈에도 과몰입하지 않게 해주는 좋은 루틴이었던 것이다. 와이프나 누군가가 물으면 더욱 당당하다. 그래서 주말 중 웬만하면 꼭 일요일에 다린다. 그것도 될 수 있는 한 가장 늦은 시간에 한다. 그래야 내가 새로 오는 월요일을 잘 맞이하는 효과가 강해지니까.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아마 킹스맨도 셔츠를 다릴 것이다.

이 와중에 급 생각난 영어로 마무리하려 한다.

매너가 월요일을 만든다(Manner makyth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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