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회복지 조사연구에 대한 강의를 하려고 하는 이유
저는 I입니다
청중 앞에서 나의 MBTI를 공개하였다. 첫 글자만 했다. 그 뒤로는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이다. 누군가 나에게 전체를 물어보면 잘 기억하지 못하고 버벅된다. 솔직히 MBTI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글은 MBTI에 대한 글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유는 생략하지만, 대다수 인터넷에 나온 MBTI가 가진 문제들 대해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럼에도 하나는 명확하게 확신한다. E(외향형)랑 I(내향형)는 정확히 맞는다는 것을!
6월부터 사회복지 현장에서 보수교육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앞서도 밝혔지만, 나는 무조건 I이다. 사람들이 의외라고 하지만, 다 사회화되고 학습화된 모습일 뿐이다.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밖에 나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정확히는 싫다. 며칠을 계속 집안에 있어도 우울하지 않고, 나가서 노는 것이 정말 귀찮다. 예전에 자취할 때, 퇴근 후 혼자 불 꺼진 나의 집에 들어갈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변태 아님).
다시 강사 이야기로 돌아와서, 어쨌든 굳이 사람들에게 주목받거나 나서서 말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연초부터 원인불명의 다리 통증으로 달리기를 못하게 되었는데, 이제까지 매일 밤 달렸던 습관을 못하게 되면서 우울한 감정까지도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차라리 쳐져있지 말고, 학술지 논문을 조금씩 쓰는 것으로 습관을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더 좋았다. 나는 역시 외향적인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 것이다. 어쨌든 올해부터 강의를 좀 해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내게 이제 부업을 하게 되어 좋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솔직히 나에게 있어 경제적인 이익은 후차적인 문제이다.
강사를 하는 데 있어서 돈보다 더 중요한 여러 이유가 있지만, 첫째는 바로 내가 근무하는 기관의 성과를 홍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바쁜 현장 업무 가운데, 타 기관의 사례는 관심을 갖기 어렵다. 내 것 하기도 정신이 없는데, 주변을 돌아볼 이유가 당연히 부족하다는 것에 동의가 된다. 하지만, 내가 강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나의 기관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성과를 홍보하게 할 수 있게 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인식적으로 기관의 브랜딩과 우수 사례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다.
둘째는 나의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남을 가르치게 되면 혼자 공부하는 것에 대략 10배의 학습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남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앞으로 주력하고자 하는 '사회복지 조사연구'에 대해서 높은 강제성과 효과성을 부여하며 익혀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 학습효과를 보려면 엄청난 돈이 들겠지만 강의를 준비함으로써 나의 역량을 큰 금전적 투입 없이 쌓아 올릴 수 있게 된다. 물론 시간과 영혼은 엄청 들 듯하다...
사회복지가 과연 이론과 실천의 학문인가? 학문과 현장은 과연 융합하고 있는가?
셋째는 내가 세운 비전을 통해 사회복지현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학교에서 배운 것 같이 현실에서는 녹록지가 않다. 항상 고민을 해 왔었다. 예전에 학생 때 느꼈던 자부심은 사라진 지 오래이고, 학계와 현장은 담을 높게 쌓고 있다.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회복지 현장 연구자'로서 '사회복지 조사 연구'의 필요성을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현장에 전파하고 도움으로써 복지현장의 조사를 도와, 사회복지현장의 급과 격을 높이고자 한다. 이것이 남에게 나서고 싶지 않은 I인 내가 강의를 하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세상은 하나의 재능만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을 인용한 자청의 <역행자>에서는 자신의 상위 20%의 다양한 재능을 융합하라고 한다. 상위 5%, 혹은 1%의 재능은 천재의 영역이다. 이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노력만으로 부족한 지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상위 20%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자신의 흥미와 노력만으로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가진 남들보다 조금 높은 재능을 조합하여 강력한 타이탄의 도구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남들보다 상위 20% 이상의 통계조사 연구 능력(약 7%)과, 글쓰기 능력(약 12%), 15년의 사회복지 경력이 있다(약 10%). 중요한 것은 직급도 높다(약 3%). 영화 <저스티스 리그>에서 배트맨이 자기의 초능력으로 돈이 많다고 한 것과 비슷하게 특히 이 '직급'은 엄청난 초능력이다. 권한이 크면 주목하고 힘이 생긴다. 나는 이미 충분히 타이탄의 도구가 갖춰져 있다고 확신한다.
어쨌든, 저는 E와 I는 믿는데요. 저는 무조건 선명한 I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 앞에 서서 강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