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20일째) 금주(禁酒) 일기

by 하늬바람

나의 금주(禁酒) 일기 - 20일째


- 국화 -


( opening )

저번 금주 일기의 일곱 번째 편은 ‘숲. 시나브로, 아스라이, 아이러니. 똘레랑스, 그리고 코모레비’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이야기. . .


오늘은 상가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에만 아는 분들의 부모님 상 (喪) 이 두 군데나 있었습니다.


장례식장에는 늘 삶과 죽음이 함께 있습니다. 남은 분들은 가신 분을 기리며 예를 갖추고 장례절차를 치릅니다. 저는 상갓집에 앉아서 술 한잔 마시면서 상주를 위로하는 게 도의지만 금주로 인해 간단한 음료만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 굳이 그 좋아하는 술을 안 마시는 이유를 설명해야만 되는 자리가 돼버립니다. 믿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저는 그냥 좀 끊어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어제는 비바람을 보며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라는 시를 떠올렸는데, 오늘은 하얀 국화를 영정 앞에 올려놓습니다. 경건하게 삶을 기리고 부재를 애도하며 한 송이 국화꽃을 헌화합니다.


그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어제는 천둥과 먹구름이 그렇게 울어대고, 소쩍새도 그렇게 울어댔나 봅니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국화는 검정색 옷들 사이로 그렇게 고요히 존재와 부재 사이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 아이패드로 끄적거린 국화 )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김소월의 시(詩) 에 곡을 붙인 노래 ‘개여울’ 을 들어봅니다. 제 모습도 오버랩됩니다. 개울가에 앉아서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의 목소리가 아스라이 멀어져 갑니다.

“~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오늘로써 술과 멀어진 지 스무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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