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처럼 걷는다(詩)

by 이정호

그림자처럼 걷는다

이정호

쇠틀 그늘 따라 걷는 아침,

잊고 온 보따리 하나.

꽃은 피고

길손은 눈빛으로 인사했지만

나는 묵묵히, 외길을 걷는다.

쌓이는 하루는

한 해가 되고

작은 여정은

긴 삶이 되었다.

내일을 묻자

길은 조용히

또 한 걸음을 건넸다.

그래서 나는,

그림자처럼 걷는다.

말없이, 그러나

멈추지 않고.


(Photo by J.H.Lee)


글 소개 : 하루하루를 걷다 보면, 문득 뒤에 두고 온 것들이 떠오릅니다.

삶은 묵묵히 이어지는 길 위의 여정,

그 끝을 묻기보다

오늘을 딛는 걸음에 집중해 봅니다.

그림자처럼 조용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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