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그리움의 언어로 핀다(詩)

by 이정호

벚꽃은 그리움의 언어로 핀다

이정호

벚꽃은 봄을 향유하고

가지 끝마다 소곤소곤,

사랑을 익히는 말들로 매달려

햇살 아래 웃고 있다.

흩날리는 꽃잎 하나

바람을 타고 떠난 이의 이름을 새기며,

그대의 뒷모습처럼

자꾸만 아련해지는 계절,

내 마음도 조용히 익어간다.

지나는 이에게는

고운 말 한마디 건네고,

머문 이에게는

흰 그리움을 묻혀 보내는 벚꽃은,

언제나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욕심쟁이.

시는 꽃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보다 긴 침묵으로

그대의 귀환을 기다린다.

나는 아직도

너를 품기엔

가슴이 벅차고,

봄은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Photo by J.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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