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 별을 찾아서(詩)

by 이정호

그 별을 찾아서


이정호


마음의 도안이

빛바랜 지도 위에 떠오르니

먼 곳이 비로소 가까이 보인다


갖은 흔들림 속에도

그 별은 칠흑으로 남아

바다 하나 건너는

동전의 뒷면처럼

여전히 닿기 어렵다


세상은 어느새 곁에 와

눈을 번쩍이지만

나는 등을 돌린 채

또다시 길을 묻는다


고향집 어머니는

누웠다가 일어나

넘어가는 저녁 햇살에

전화기만 바라보고 계신다


따라간다

꼭, 따라간다

그 별이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야 할 고향으로


<글쓴이의 말>

길을 잃은 것 같았던 시간들,

뒤늦게야 별 하나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별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머니의 숨결 속에, 고요한 바닷물 속에,

그리고 오래된 전화기 너머의 그리움 속에

늘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제야 그 별의 방향을 따라

한 발, 또 한 발

내 마음의 고향으로 향합니다.

그곳에 내가 돌아가야 할

진짜 어머니의 집이 있을 것 같아서요.


D-243.jpg (Photo by J.H.Le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