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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공원의 속삭임(詩)

by 이정호

비 오는 공원의 속삭임


이정호


호수에 흩어지는 빗방울 하나

꽃잎을 어루만지는 물결의 숨결


멀리서 다가오는 그리움은

젖은 바람 속에 얼굴을 감춘다


차오른 감정의 선율은

아득히 흐르는 시간에도 머물고


젖은 길 위를 걷는 발자국마다

내면 깊은 울림이 번져간다


푸르름을 품은 빗방울 하나

따스한 문장이 되어

내 마음 가장 고요한 곳에 내려앉는다


그리고 나는 안다

빗방울은 스쳐 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며 세상을 적신다는 것을


잎은 젖어 더욱 푸르러지고

돌길은 씻겨 더욱 단단해지듯


우리의 마음 또한

흔들림 속에서 단단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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