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하얀 웃음들이
가지마다 올망졸망
저희끼리 손을 흔든다
흩어질 것을 알면서도
온몸으로 피어 있다
바람이 온다
네가 먼저 기운다
세상이 잠깐 환해지고
마음은 그보다 늦게 온다
붙잡히지 않는 것이 더 선명하고
머물지 않는 것이 더 깊이 스민다
희다
맑다
투명하다
오래 보지 않는다
오래 보면 욕심이 된다
지금, 이 순간을
조용히 받는다
꽃잎 하나
소리 없이 진다
이 짧음이 선물인 것을
이 짧음이 돌아오기 위한 것임을
나는 이미
다음 봄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