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내 꿈과 투자의 끝.

'이 별의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다(김남희)'를 읽다가 문득...

by 오이향

여행작가의 남미여행기를 잃다가 브라질 '파벨라'에 대해 찾아보았다. 대체로 여행기에 나오는 고유명사는 몇 문장 읽다 보면 예측이 가능한데, 이건 달랐다. 지명인 듯 지명 아닌 브라질 빈민가의 총칭이다. 미국의 할렘 같은 빈민가를 뜻한다. 초기 '아프리카인들의 동네'라고 불렸던 이곳은 한동안 여행자가 피해야 할 1순위 지역으로 이름 올렸지만 이젠 리우데자네이루 관광정책으로 '파벨라 투어'가 상품화되어 진행된다고 한다.


작가는 라틴아메리카 2라는 부제를 달고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쿠바, 멕시코, 마지막으로 브라질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오래전, 서른넷에 직장을 그만두고 방을 빼고 적금을 깬 돈으로 세계를 떠도는 김남희 작가의 책에 매료된 적 있었다. 멋져 보였다. 그러다 잊고 지냈는데 문득 연이 닿아 집어 든 책은 그녀의 남미여행기였다. 이미 10년도 전에 발간된 '이 별의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다.(2014년)'이다. 내가 남미여행에 혹한 건 가닿기 어려운 먼 곳이었기 때문이다. 다리에 힘 빠지기 전에 기필코 가리라며 버릇처럼 내뱉곤 했던 곳이다.


책 속의 그녀도 많이 변해 있었다. 사랑하는 '감자씨'를 만났고, 그래서 여행의 새로운 의미를 알아가고 있었다. 작가의 근황과 성장을 책으로 아는 것도 재미다. 찾아보니 3년 전에 그녀의 책 '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2021년)'를 읽은 기록을 찾았다. 기록이 기억을 이긴다는 명언으로 시작했던 '나 홀로 독서밴드'의 기록 덕이다. 코로나 시국에 좋은 사람들과 연대해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었다. 제목이 어쩐지 익숙하더라니.

어쨌든 내가 작가 김남희까지 엮어가며 브라질 이야기에 솔깃한 덴 이유가 따로 있다. 10년 전쯤 재테크라면 돼지저금통 수준이라 비웃음을 사기도 한 터라 주식을 권유받아 조금씩 사 보았다. 묘했다. 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올랐다. 몇몇은 반토막도 났다. 물론 큰돈이 아니라 빼기 전엔 마이너스가 아니라며 지금까지 우기는 중이다. 그러다 누군가 내게 브라질 채권을 권했다. '브라질'이라는 나라는 망하지 않을 거란 이유를 들었다. 사실 내 신체부위 중 귀가 가장 얇고 가벼운 편이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질이라는 나라가 흔들리는,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큰 이슈가 있었다. 그 후 10년 가까이 헤알화의 가치는 그때 수준으로 100%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남희 작가의 책에선 브라질 정부의 부패와 마약과 범죄의 카르텔이 손 쓸 수 없을 지경이라 묘사하고 있다. 나는 왜 이 책을 이제야 읽는 거지? 나의 투자이야기를 순서대로 주위사람들에게 들려주면 대체로 브라질 채권에서 빵 하고 터진다. 나의 희생으로 청자들의 웃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내 투자의 끝엔 브라질이 있다. 이제 약정기간인 10년이 다가오고 있다. 드디어 마이너스 수익을 눈앞에 것이다.


나의 오랜 꿈은 남미 여행이다. 그중에 브라질 렌소이스 사막에서 수영하는 꿈도 있다. 브라질은 내 투자의 끝이자 꿈같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 양 극단의 감정으로 브라질과 우라질을 오가는 중이다.


예로부터 친구랑 돈거래하지 말랬는데,

앞으로 좋은 말만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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