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이며 가야지
어쩜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듯 여김에서 온 것인지
의학 상식의 부족과 노년의 신체 변화에 대한 무지함에서 온 것인지
코의 건조증이 심해졌다.
겨울이 한창인 때라 동절기 건조한 기후 때문이라 여기며 가습기를 세게 틀고
생활하건만 날이 가도 건조증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한 달은 넘었을 듯한데 단순히 코 안이 마르는 느낌을 넘어 아프기까지 하더니 급기야는 피가 나기에 동네 약국을 갔다.
뿌리는 약과 함께 안약을 열심히 바르다 보니 상처는 가라앉은 것 같은데 여전히
코 안쪽의 건조가 심해 결국 이비인후과에 가서 항생제가 들어간 안연고를 처방받았다.
의사도 상처가 나으면 항생제 연고는 바르지 말라고 해서 약국서 사온 일반 안연고를 바르는 중인데
낮에 활동하는 동안에는 괜찮다가도 새벽이나 일어나기 전에는 콧물이 와락 흘러 놀라 깨게 되고 코를 풀면
피까지 섞여 나오는 증세가 반복돼 비염이 심해졌는가 싶어 다시 이비인후과를 갔다.
가기 전에 생각에는 돋보기를 끼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것이 코에 건조증을 유발하기도 할까 싶기도 하고 생활습관과 환경이 그리 건조함을 촉진시킬 것 같지는 않은데 원인이 궁금해 물어보니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처럼 코점막이 노화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는데 충격이었다.
코에도 노인성 질환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아직 피부 건조가 심하지 않아 간단한 보습크림 정도만 바르면 되기에 지난해 건강검진 때 신체나이는 60대라는 것에 안심하고 있었는데 뜻밖으로 코에서부터 건조 증상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부지런히 인터넷을 뒤졌다.
여러 의사의 다양한 의견이 나와있는데 관심두지 않았던 내용이다.
비문증이 처음 왔을 때 놀라 안과로 달려갔을 때 노화의 과정이라고 의사 선생님께서도 비문증이라고 하셨던 것처럼 " 코의 건조는 코의 노화와 같습니다. 겉피부가 늙어서 건조해지고 쭈글쭈글해지듯이, 코가 늙으면, 똑같이 코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쭈글쭈글해집니다. 주 1)라고 나와있다.
결국은 어찌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삶의 길인 것을, 젊게 살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아직 할만하니까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하고 배우면서 가련다 마음먹었건만 몸은 거짓말을 모르는 너무 솔직한 유기체임을,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세상 받아들임이 어렵지 어차피 받아 안고 가야 할 길, 쇼크라고 주저앉기보다 지인이 알려주고 의사가 말한 대로 심할 때마다 안연고로 다독이면서 가야겠다.
1) 네이버 -코숨 한의원장- 코가 늙는 이유와 예방법 (노인성코질환, 위축성비염, 코건조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