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비 앞에서

by 자겸 청곡

안으로 파고들던 찬 기운이 훈풍으로 바뀐 날

살랑이며 스치는 바람결에 얼굴을 맡기고

냇가를 걸었습니다

짝을 이룬 오리들의 오붓한 물놀이

독립한 어린 황새의 어설픈 고기잡이

오찬을 즐기는 까치가족의 분주한 식사 장면이 봄을 알리고

시끌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봄을 노래하는 한 낮

물속에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비밀지도 -2.jpg


비밀지도-1.jpg

물결이 그려가는 물속 세상일지

바람이 만드는 물놀이 인지

물이바라 보는 세상 풍경인지

제목도 내용도 붙일 수 없는

신비한 자연의 손장난 앞에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코도 늙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