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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by 자겸 청곡

유전인자에 대한 과학적 지식도 없고 생체 과학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지라

그저 신기한 것이 가족 간의 닮음이다.


탄생의 순간 갓난이를 보면서 누구를 닮았다는 말이 모두 제 각각인 것은

그만큼 자신을, 혹은 집 안을 닮기를 바라는 속내에서 나오는 것 인 듯

유아기 손녀의 모습에서도

어떤 이들은 친가를 닮았다고 또 다른 사람들은 외가를 닮았다고 하는 등

보는 사람들이 외가와 친가 중 가까운 정도에 따라 닮음을 이야기하는데

눈으로 보는 닮음을 넘어 성격 성향 목소리 음색 걸음걸이 행동 등등에서도

유전적 모습이 보이는 것이 그저 신비다.


나와 손녀를 보는 이웃들이 손녀가 할머니를 닮았다고 하기에

아들을 닮았으니 그런 모습도 보이려니 하다가

문득 나의 국민학교 입학 때 사진이 생각나

묵은 앨범을 뒤져 사진을 가져와서 손녀의 입학 때 사진과 비교해 보았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서 비슷한가 하면서 웃는 중에

아들이 엄마 눈 옆에 있는 점이 똑같이 있네 한다.

내 눈에 작은 점을 의식하지 않고 살았기에 생각지 못했는데

신경희 8살.jpg

놀라서 다시 나와 손녀의 사진을 보고, 손녀 얼굴을 보니

이하린8살.jpg

정말 같은 곳에 작은 점이 있다.


세상에 이렇게 작은 점이 한대를 걸쳐서도 닮을 수 있다는 신기함에

인터넷을 뒤져 점의 유전에 대해 살펴보니

점은 세포이상으로 생기는 것으로 세포이상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므로

위치 크기 모양등이 유전될 수 있단다.


내 얼굴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예쁜 손녀가 나를 닮았다는 말을 듣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데

점이 닮았다는 놀라움과 함께

아무리 사진을 봐도 다른 곳은 나를 닮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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