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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움

by 자겸 청곡


노년!

이름만으로도 쓸쓸할 인생의 후반

잦은 병 치례로 칠십까지만 살아도 감사라는 마음으로 날들을 보내는 중에

지인의 권고로 브런치를 만났습니다.

신상기록이 들어가므로 채택이 될까 염려가 되었지만

신청했고 당선 연락이 왔습니다.

당선의 기쁨과 함께 주최 측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했지요.

고령화 시대라고는 해도 육체적 한계 앞에 생각이 깊어지고

결국은 망설이다 포기하는 것이 늘어가는 세월

어떤 이야기, 어떤 주제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곧, 나이는 숫자라는 말은

노인들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저린 가슴을 쓸어내림이거나

젊은이들이 보내는 연민의 눈길 담은 위로인 것을 알기에

어차피 십 년 내공을 갖춘 브런치 작가들의 유려한 글,

젊은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다양한 주제

화려한 문장들을 따라가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노인들의 인생철학을 담은 좋은 이야기 또한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동일한 주제 비슷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가까이 갈 수 없음을.

과하지도 부족하지 않은 진솔함으로 나서는 것이 최상의 방안임을 느끼고

지금의 자리에서 주제를 찾자고, 해서 9년째 계속하고 있는 손녀와의 동반을 주제로

소소한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잔잔한 이야기로 적어 가자고.

노년층에게는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육아와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독자들에게는

손주를 돌보는 부모들의 마음 깊이를 헤아릴 줄 아는 아량과 가르침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브런치 시작 인제 반년

첫걸음을 내어 디딜 때의 막막하던 마음이 여름 지나 가을로 향하는 동안

차츰 라이킷이 늘어나고 댓글을 달아주는 구독자가 생겨남에 감사함 가지면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주춤거리는 몸짓이지만 차근히 걸으면서

보드라운 이야기 향긋한 울림의 글로

두 번째 생의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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