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는 것은 잠자는 동안 굳어있던 몸과 신경을 풀어주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이다.
때문에 아기들도 잠에서 깨면 스스로 쭈욱 팔을 들면서 기지개를 켜는데
어릴 적부터 이런 기지개를 쭉쭉이라 이름 붙여 아침마다 마사지해 주던 습관이 들어서인지
지금도 자고 일어나거나 조금 오래 책상 앞에 앉았다 일어날 때면 쭉쭉이를 해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쭉쭉이를 단순히 몸 푸는 움직임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놀이화 시켜서
단계별로 마사지를 하게 되었는데
1단계는 발바닥을 주무르고 종아리 쪽으로 살살 기어가는 동작
단계가 올라갈수록 강도가 강해지고 목까지 올라가며 주무른다.
마사지라고는 해도 살살 주무르는 것이어서 간지럼을 타
몇 단계를 가지 못하고 웃음이 터지면
다음 손님 하면서 다시 1단계부터 시작하는 놀이
아주 소소한 일이지만
쭉쭉이는 할머니의 사랑 담긴 마사지인 것을 알기에 어리광 부리고
나는 마사지하면서 나누는 대화로 손녀의 하루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교감의 시간이 된다.
우리 선생님은 호랑이인데 옆에반 선생님은 토끼선생님
전학 온 친구가 뒷자리에 앉았다는 기쁨에 찬 이야기 등을 풀어내다가
'아 그만'하고는 몇 단계 하면서 간지럼 타는 맛을 즐기는 손녀
몇 살까지 할머니에게 쭉쭉이를 해달라고 할지를 물으니
백 살까지 라고 말하는 천진함
얼마 전부터 하침 등굣길 동행도 학교 앞까지가 아니라
횡단보도 건너는 곳까지로 줄어들고 친구와 전화로 몇 시에 만나자고 하는 등
차츰 독립심이 커져간다.
이런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으로 피어오르는 기쁨
이것이 손녀를 보는 조부모들의 행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