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봉사 날

by 자겸 청곡

녹생봉사의 날이다.

등교 시간인 8시 10분부터 등교 완료가 되는 8시 50분까지

학부모들이 초록 조끼에 지휘봉을 들고 횡단보도에서 길 건너기 지도를 하는 것으로

이번 월요일부터 손녀반 차례가 되어 당번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봉사를 하는데

어제가 손녀 차례여서 며느리가 나간다고 하자

야간일 마치고 온 며느리를 대신해 할아버지가 나서 봉사를 했다.

녹색봉사.jpg

< 학년 초 봉사 때 사진>


봉사를 마치고 난 소감을 묻자 무척 기쁜 표정으로 손녀를 위해 무언가 한 일에 뿌듯함을 느끼는 듯한데

손주일에 나서지 않는 할아버지 있을까 만은 유독 남편은 손녀 일에 적극적이어서

손녀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엄마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도

끼여 앉아 있을 정도다.

젊은 엄마들이 시아버지 같은 분을 얼마나 부담스러워하겠느냐면서 말려도 보았지만

내 손녀 돌보는 일인데 무슨 상관이냐는 노인근성을 어찌하랴.


자의식이 커가면서 손녀가 '지나친 걱정은 잔소리'라는 말을 한 적도 있고

등교 때마다 아이의 독립심을 위해 혼자 가도록 해야 된다고 해도

기어코 함께 내려가서 친구들 만나는 것을 보고서야 돌아오는, 정성인지 고집인지


손녀의 성격을 보니 등교 시 친구들 만날 때까지 같이 간다고 해서

독립심이 약해지는 것은 아닐듯해 문제는 없지만

지나침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사랑도 정성도 적당선을 지켜가는 것이 현명한 노인의 처신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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