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한마리가 있었다

쇠사슬에 묶여서

by 이녹

누가 주인인가

그 인간은 학대인지도 모를 것이다

개는 자신의 힘보다 과하게 무겁고

투박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서너 걸음 걸으면 벽이 닿는

좁디좁은 개집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살아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죽지 않고 있다는 표시를 내고 있는 듯했다


짖는다는 것쯤은 무기력함이 진작에 삼켜버렸다고 아이의 눈빛은 말하고 있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봄기운은

그 덩치 큰 생명에게는 벽에 걸린 그림

개주인에게 지랄 같은 안부를 전한다




올 봄쯤, 하교하는 큰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학교 뒷편 동네에 차를 대놓고 있었는데

아이가 엄마 저 개 좀 봐바.....

그날인가, 그즈음 쓴 시였다.


그때는 생각 못했는데

나에게도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 꽤 많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것들을 끊어내 가는 것이 진짜 자유로움이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그 개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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