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말 생존기

by 권석민

주말은 내게 행복을 주는 두 가지 습관이 있다. 하나는 독서이고, 다른 하나는 걷기이다. 이 두 가지 습관이 내게 어떤 행복감을 주는지 말하고자 한다. 우선, 독서하면 잡념이 사라진다. 책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책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몰입하다 보면 새로운 앎에 행복감을 느낀다. 책이 잘 읽히지 않으면 술렁술렁 넘기며 끝까지 읽어본다. 큰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다시 한번 앞부분을 읽기도 하고 읽히지 않으면 뒷부분을 읽기도 한다. 익숙해지기 위해서다. 다시 처음부터 읽어가며 핵심 문장을 찾아본다. 내가 꼭 간직하고 싶은 문장은 기록한다. 책 전체를 기록하고 요약해 보면 책의 전체 얼개와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 후 책을 보지 않고 내 생각을 글로 적어본다. 생각에 의존해서 쓴다. 글로 쓰다 보면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내 안에서 새로운 문장이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 독서를 통해 사색을 글로 완성한 것이다. 독서의 효능이다. 독서로 저자의 생각을 만나 발효가 되어 나만의 생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생산적인 활동이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걷다 보면 우울한 마음이 사라진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이 느껴진다. 밤새 움츠려 있던 몸이 걷는 동안 유연하게 풀어진다. 심장 박동이 높아질수록 가슴도 벅차오른다. 활력이 생기고, 용기를 불어넣는 마법 같은 주문도 한다. 움츠려 있던 새싹이 햇볕을 받아 생기 있게 솟아오르는 듯이 내게는 산책할 때가 그러하다.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긴다. 걷다 보면 생각하게 된다. 잘 풀리지 않았던 것도 갑자기 아이디어가 나타나기도 한다.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걷는 것은 영양제와 같다. 마음의 활력을 불어넣고,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생각이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작용을 한다. 걷기가 주는 효능이다.


주말 아침에 일어나 맑아진 뇌가 처음 만나는 시간을 활자로 할지 아니면 맑은 공기로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 아침 시간에는 가족들이 잠을 자고 있거나 조용히 누워있기 때문에 방해를 받지 않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산책을 다녀오면 나만의 시간이 사라지기 때문에 산책을 할지 아니면 책을 읽을지를 고민한다. 아침 햇살은 부지런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같은 곳을 걷더라도 상쾌함과 햇볕의 강도, 스치는 바람의 느낌은 아침에 걸어야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함이 있다. 이 시간도 나에겐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주말에는 책이든 칼럼이든, 어떤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를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마인드맵을 사용해 트리 형식으로 단계를 나눠서 타인이 구성한 콘텐츠를 내 방식대로 다시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 방식은 내게는 일종의 훈련과 같은 것인데, 남의 글의 핵심을 잘 파악해서 요약하는 것, 타인의 만든 생각의 구조를 분해해서 다시 내 생각의 구조로 편집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만의 공부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축적된 수고만큼 내게 남는 것이 많다. 다시 읽어보기 편하고, 잘 보관하고 있다가 정리한 내용을 타인에게 알려줘야 할 때 쓰기도 한다. 정리한 내용을 SNS에 공유하기도 하는데, 필요한 누군가는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평범한 주말은 독서하고, 요약하고, 산책하는 것으로 채워진다. 평범한 일상은 행복감을 준다. 불안감을 잠재우기도 한다.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자양분이기도 하다.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면 불안하고 허탈하기도 하다. 평범한 나의 주말은 지적인 활동으로 채워진다. 지적 충만감은 행복이다. 하루를 나의 의지대로 산 충만감일지도 모른다. 나만의 수준과 나만의 속도에 맞춰 지낸 나만의 가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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