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당신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 몇 명이 될까? 이런 질문을 해보면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답을 찾을 수 있다. 세상을 살면서 과연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 있을까? 내 힘으로 모든 걸 이뤄낸 것이 있을까? 직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었을 때 그 성과가 온전히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낸 것일까?
얼마 전 휴대폰에 카톡 알람이 울렸다. 오랜만에 본 이름이었다. 2018년 함께 근무했던 팀원이었다. 지금은 다른 기관에서 일하고 있고, 얼굴을 못 본지는 5년이 넘었지만 가끔 카톡으로 안부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친구의 카톡 내용을 이러했다. “저는 오늘 「모든 순간이 너였다」라는 책을 펼쳤습니다. "너의 진가를 알아주는 이들에게 감사를 자주 표현했으면 해"라는 문구를 보고 제일 먼저 떠오른 팀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거다. 나는 함께 일할 때 그에게 자주 고마움과 인정을 표현했었다. 그도 나에게 자신을 인정해 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 했었고, 멀리 있고 만나지는 못해도 오랫동안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일을 할 때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난다. 일을 성공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인다. 자신감도 생기고 더 잘하기 위해 야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의 성공은 그것을 믿어주는 사람의 숫자가 만큼 이뤄진다. 함께하는 선배, 동료가 서로 믿고 의지하고 잘해보자는 팀워크가 있을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일을 할 수 있다. 반면, 서로를 믿지 못하고,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을 때 문제의 원인을 찾기보다 누가 그렇게 했는지 탓하는 관계라면 함께 일하는 시간이 지옥과 같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부모가 믿어주고, 아껴주는 만큼 자란다.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감, 타인에 대한 배려는 부모의 사랑으로부터 배운다. 아이는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고 뽐내며 인정받기를 원한다. 어려운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거나, 멋지게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자랑할 때, ‘잘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 더 큰 도전을 한다.
하와이 군도 카우아이 섬은 1950년대만 해도 사람들은 이 섬을 벗어나고 싶은 지옥과 같은 곳이었다. 이 섬은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에는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고, 섬 주민들 대다수가 범죄자,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였다. 1955년 카우아이 섬 종단연구가 시작되었다. 환경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을 연구했다. 1955년도에 태어난 아이들 201명을 추적연구를 했고 이 중 72명이 마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처럼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에미 워너 교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밀이 무엇이 있는지를 밝혀냈다. 워너 교수가 40년에 걸쳐 연구를 하고 발견한 것은 인간관계였다. 나를 무조건 이해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보통의 아이들처럼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것을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는 '회복탄력성'의 근본이라고 말한다.
내가 아무리 멋진 일을 하고, 높은 성과를 내도 남들이 인정하고 공감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내가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해도 내 이야기를 다 들어줄 사람이 내 주위에 과연 몇 명이 있을까? 누군가에게 따뜻한 관심과 공감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성공은 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저서 <그리스인 조르바>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내가 일어서고자 하면 남을 먼저 일으켜 세우고, 내가 성공하고 싶다면 남이 성공하도록 도와야 한다.
과연 나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운 적이 몇 번이나 될까? 나만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왔다. 다른 사람의 성공보다 나의 성공을 먼저 생각했다. 타인보다 내가 먼저였다. 그랬더니 내 주위에 사람이 떠나버렸다. 나만 홀로 서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복을 찾는다. 아무리 내향적인 사람일지라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활력을 얻는다. 우리는 관계, 회복탄력성이라는 진리를 잊고 살고 있다. 나의 성공은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성과와 성공의 사이에는 남들의 '인정'이 있다. 나를 구하는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삶일 때 가능하다.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을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