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시대의 경쟁력, 핵심을 찾는 질문의 힘
요즘 챗GPT가 연일 화제다. 3월 17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MS오피스(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액세스, 원노트 등)에 적용한 코파일럿(Copilot, 인공지능 인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챗GPT를 잘 사용하기 위해선 내가 알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원하는 답을 얻게 된다. 챗GPT에 ‘여행을 갈만한 곳이 어디냐’고 막연히 질문하면 “여행 갈만한 곳은 많습니다! 하지만 여행은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추천해 드리기 전에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산, 여행 기간, 여행 스타일, 관심사 등이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답을 한다. 4월에 초등학생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경기도 근처의 장소를 추천해 달라고 질문하면 파주 유원지, 가평 레일 바이크, 고양 평화누리공원, 덕수궁 한복 문화체험장, 용인 에버랜드를 추천해 준다. 질문이 상세할수록 보다 유용한 정보를 준다.
레고는 1990년대 비디오게임 때문에 점차 매출이 줄고 있었다. 2004년에는 최대 적자를 내기도 했다. 레고는 덴마크의 한 컨설팅 회사를 찾아 도움을 청했다. 이 회사는 다른 컨설팅 회사와 다른 질문으로 문제를 바라봤다. ‘아이들이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놀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아이들을 관찰했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들은 쉬운 것에 즐거움을 찾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어낸 후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걸 알아냈다. 레고는 힘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혼자 만들어 낸 후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블록 장난감을 개발했다. 질문의 수준이 문제해결의 질을 결정한다.
질문하는 순간 생각하기 시작한다. 강연에서도 강사가 질문을 하면 듣는 사람은 생각을 하게 된다. 리더십과 조직 커뮤니케이션 분야 전문가인 김호 작가는 강연을 시작할 때 “여기 앉아계신 분들이 강의가 끝나고 한 가지만 가져갈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생각해 봤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강의를 시작한다. 강의를 듣기 전과 들은 후 비교해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필자는 올해 살면서 지켜야 할 핵심 원칙으로 추상어 말고 구체어를 쓰기로 정했다. 구체어를 쓸 때 뇌가 자극되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볼 만한 곳을 써보는 것과 달리 화성시에 초등학생 6학년과 몸을 움직이며 체험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딜까 질문하며 적으면 답의 수준이 달라진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막연했던 것을 질문으로 구체화하면 핵심이 뭔지 보인다. 이 보고서에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 프로젝트는 왜 필요한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명확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
2023년 화성시 적극행정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신년사에서 시정 방향이 무엇인지 키워드를 찾아봤다. 오래된 것을 고치고 새롭게 세운다는 뜻의 '혁고정신(革故鼎新)'을 우선으로 내세웠다. 적극행정 추진계획에도 혁신을 첫 번째로 추진해야 할 우선 과제로 삼았다. 두 번째로 연도별 적극행정 정책의 흐름을 질문해 봤다. 2020년 도입기, 2021년 확산기, 2022년을 성장기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2023년은 확고한 적극행정 조직문화 조성으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적극행정 추진 방향을 기본으로 정했다. 기본은 모든 일의 기초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신년사에 소통을 강조했고 소통담당관이라는 조직이 신설됐기 때문에 적극행정도 소통을 중심으로 추진 방향을 정했다. 질문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답을 찾아냈다.
보통의 사람이 똑똑해 보이는 방법이 있는데, ‘묻는 말에 핵심을 답’하는 거다. 신수정 작가의 저서 <일의 격>에 나오는 말이다. 흔히 묻는 말에 간략히 핵심을 답해야 하는데 에둘러 변두리의 것을 이야기를 한다. ‘예산이 얼마나 드나요’라고 하면 ‘꽤 들 것 같습니다’라고 답하고, 이번에 프로젝트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하려 합니까’라고 하면 ‘전문 업체에 물어보겠습니다’라고 답한다.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진척됐나요’라는 질문에는 ‘저명한 연구진으로 구성하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연구모임도 만들고, 사례를 수집에 분석할 예정입니다’라고 장황하게 답을 한다. 상사는 화가 나서 그건 방법을 이야기한 거잖아, 방향을 말해야지 하면서 답답해한다. 핵심을 답하기 위해서는 평소 질문으로 생각을 적어보고 구조화하면 도움 된다.
챗GPT에서 원하는 답을 얻는 방법은 질문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뭐라 말할 것인가?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거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뭘까? 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 주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뭐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뭐 하자는 거지? 질문하면 명확해진다. 생각이 정리된다.
생각 정리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용과 이익, 장․단점처럼 상대 또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정리해 보는 방법도 좋다. 과거-현재-미래와 같은 시간 순서를 활용하는 방법과 Plan-Do-See-Check과 같은 절차와 R&D-제조-영업-After-service처럼 구성 요소 등으로 구조화하는 방법도 있다. 전략개발(SWOT, 기회요인, 위협요인, 강점, 약점)처럼 이미 잘 알려진 구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씽크와이즈와 같은 디지털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쉽게 구조화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생각의 덩어리들을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끼리 묶어보고 자꾸 단순화해 가면 핵심에 가까워진다. 핵심이 뭔지 질문해 보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