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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석민 May 01. 2023

잘해야 오래 하고 오래 해야 잘한다

우리는 내가 하는 일에 정의를 해 본 적이 있던가? 왜라는 질문으로 내 일을 바라보려 했던가? 그저 주어진 대로 일을 하면 되는 거로만 생각하고 살아오진 않았던가? 당연한 것에 질문을 하지는 않는다.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질문을 해보면 생각이 일어난다.


최인아 작가의 저서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라는 책을 읽었다. 제목부터 남다르다. 당당하다. 흔히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생각을 나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을 탓한다. 나는 실력이 높은데 나를 알아봐 주지 못하는 것에 야속해한다. 질문을 달리해서 내가 회사의 입장이라면 나를 선택할 것인가?라고 살짝 비틀어 생각하면 내가 취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나 아니면 안 되는 정도로 내가 일에 전념했던가? 어려운 일을 피하고 책임질 일은 하지 않으려 하진 않았는가?


보통 동료들은 만나면 하는 일을 지겹고 하기 싫은 일이라 생각하곤 한다. 명예퇴직한 동료들을 보며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벗어날 궁리만 하지 이겨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실력을 키우려 하기보단 사실 이상의 부풀려진 평판을 높이려 하거나  인맥을 이용하려 한다. 내 실력, 내 브랜드, 내 역량, 내 수준은 높이려 하지 않고 경력이 되었으니 조직에서 인정받기만 원한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은 기본기를 중요시한다. 자신의 짧은 축구 선수 경험으로 축구에서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손웅정은 손흥민이 축구를 하겠다고 시작한 3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매일 6시간씩 기본 훈련만 시켰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손흥민에게 가르쳤다. 기본기에 충실했던 손흥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을 통제할 수 있는 선수로 자라났고 지금과 같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축구에서만 기본이 중요하겠는가. 일에서도 자신이 기본기를  다져왔었는지 질문해 봐야 한다.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쓰이는 것, 애쓰는 것이다. 잘해야 오래 하고 오래 해야 잘한다는 말에서 잘 나타난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에서 '저게 저절로 부러질 리는 없다'라는 구절은 태풍과, 벼락, 무서리, 땡볕을 견뎌냈기 때문이다. 일에서 온갖 풍파를 겪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란다. 우리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쉬운 방법, 비법, 지름길 등을 찾아 헤매지만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부서진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받았을 때 누군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기를 반복하지만 누군가는 요약 본을 찾는다. 핵심을 찾아내기 위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낸 사람과 요약본으로 아는 채 하는 사람과 삶의 깊이가 차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쉽게 얻어낸 것은 쉽게 무너져 버린다.


씨앗을 뿌렸다고 꽃이 피진 않는다. 씨앗이 죽지 않도록 물을 주고, 비료도 주며, 햇볕도 있어야 한다. 작가는 이것을 태도라 말한다. 일에서 태도가 중요하고 태도가 경쟁력이라는 말을 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성취감을 넘어 조직에 도움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직을 하건 창업을 하건 일에 대한 태도와 시선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생각의 힘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질문은 나는 향해 있어야 한다.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 깊은 고민으로 오랫동안 질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다다를 때까지 말이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결정은 온전히 내가 중심이 되어 결정했던 것인가?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내 의지와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일인가? 걷고 또 걸으면서 생각이 온전히 나에게 닿았을 때 그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 후 결정하라.


우리는 다 다르다. 개별자다. 작가는 우리에게 말한다.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세상에 기준에 나를 맞추지 말고 세상이 나를 원하게 하라고 말한다. 자기 인생이다. 우리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애쓰고 힘써야 한다고 작가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고, 기록으로 요약하고 정리했다. 앞으로도 계속 몇 번이고 읽을 예정이다. 작가가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작가의 메시지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나와 만나기 위해서다. 작가가 29년 동안 제일기획에서 생각하고 경험한 삶의 통찰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라는 말이 귀청에 메아리친다.


최인아 책방마님은 제일기획에서 29년간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등의 카피를 썼다. 2016년 강남 빌딩 숲 속에 최인아 책방을 열었다. 북토크, 강연, 클래식 공연, 마음 상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람들의 고민과 해법을 함께 나누는 ‘생각의 숲’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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