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법을 넘어서는 교리는 없다

영계의 비밀을 태훈에게 알려주는 가브리엘

by 김정룡

ㄷ태훈은 엄청난 천계의 비밀을 알게 것이 두렵게 느껴졌다. 가브리엘이 말이 사실이라면, 신학자나 종교 지도자들이 들어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 같은 백수가 내세의 비밀을 알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놀라운 비밀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내 생각을 모르는 듯, 가브리엘은 죽음 뒤에 가려진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의 말은 오늘따라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는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만은 열정적으로 빛나고 있었다.


"가브리엘, 대답하는 게 너무 힘들면 다음에 해."


"아니, 아니요. 안됩니다!"


다급한 가브리엘의 대답에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가브리엘, 내가 하루빨리 로또 당첨 되길 바라는 건 너무 고마운데.. 나도 양심이 있지.. 나를 배려해 주는 가브리엘을 이용만 할 수는 없잖아."


"태훈 님, 말씀은 너무 고맙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저는 하루빨리 태훈 님의 질문에 답하고, 의구심을 벗겨드리고, 로또 번호를 약속대로 드리고 싶습니다. 또 질문해 보시죠."


'그래, 가브리엘.. 어쩌면 네 말대로 내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 하느님이란 분이 계시는 것 같긴 해. 로또에 당첨된다면, 착하게 살 거야. 부모님께도 떳떳한 아들이 되고, 교회에 나가서 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예배를 보게 될지도 몰라. 나도 양심이 있으니까..' 혼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가브리엘,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을 해볼게. 이거면 오늘 내가 해야 할 의미 있는 질문으론 충분할 것 같아. 한번 들어봐..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인데, 왜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거지? 심지어는 예수를 믿지 않으면 모두 지옥에 가는 것처럼 겁주고 말이야. 그러고도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나? 기독교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박해당했는지 알고 있어?"


나는 이 정도면 다섯 번째 별을 받기에 충분한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좀 전에 물어봤던 전쟁과 죽음에 대한 질문도 그 의미로 따지면 결코 가볍지 않았다.


"태훈 님, 오늘은 정말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가져오셨군요. 태훈 님이 사용하셨다는 SNS의 집단지성의 힘이 대단합니다. 이걸 제대로 답변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짧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기독교는 역사 속에서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고 적대적이었습니다.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모든 토속 종교와 문화를 우상숭배로 매도해 버리고 죄악시하기도 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내건 십자군 전쟁에서는 이슬람교도와 유대인들을 무참히 죽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어떤 종교를 믿든지 그 사람들을 적대시하거나 배척해선 안 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의 대상일 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의 법을 넘어서는 교리는 있을 수 없습니다."


가브리엘은 '하느님은 사랑'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나는 천국 지옥을 이야기하며 겁주는 교회보다 가브리엘이 말하는 사랑의 기독교가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가브리엘, 기독교인들은 자기들만 천국에 가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은 전부 지옥에 간다고 하잖아? 사랑으로 대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저 지옥에 떨어질 놈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잖아.."


가브리엘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질문을 백번도 더 받았다는 듯, 숨을 한번 크게 쉬고 대답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한 얘기도 어느 정도 왜곡된 점이 있습니다. 천국은 장소의 의미도 있지만 상태의 의미도 있습니다. 지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누가 천국과 지옥에 머무를지는 하느님이 사랑의 법에 따라 판결하십니다. 최종 결정은 천사들도 알 수 없습니다. "


"그러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도 무조건 지옥에 가는 건 아니란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말씀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사도행전 12절에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 (후략)'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기독교만이 구원을 줄 수 있다고 해석되어 기독교를 배타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찬찬히 읽어보면, 인류의 구원을 위해 죽을 대속자(代贖者)로서 예수가 유일하다는 뜻입니다. 다른 종교는 대속을 통한 구원이 아니라, 선한 행위나 깨달음에 의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기독교에 비해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와 구원의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종교의 구원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로마서 2장 12절에 '무릇 율법이 없이 범죄 한 사람은 또한 율법 없이 망하고, 무릇 율법이 있고 범죄 한 자는 율법으로 말미암아 심판을 받으리라.'13절에 '하나님 앞에서는 율법을 듣는 자가 의인이 아니요 오직 율법을 행하는 자라야 의롭다 하심을 얻으리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심판받는 기준은 그 사람의 법에 따른 행위라는 뜻입니다. 특히 14,15절입니다. '율법 없는 이방인이 본성으로 율법의 일을 행할 때에는 이 사람은 율법이 없어도 자기가 자기에게 율법이 되나니, 이런 이들은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생각들이 서로 고발하며 혹은 변명하여 그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내느니라'.


그러니까, 예수의 가르침을 들을 수 없었던 이방인들이나 율법이 없는 경우라도 마음에 새긴 율법, 즉 자신의 양심의 법에 따른 행위로 심판을 받는다는 말입니다. 좀 쉽게 설명하면 예수의 복음은 들어보지 못한 세종 대왕이나 이순신 장군도 당시의 법이나 양심의 법과 행위에 따라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셨다면, 기독교가 타 종교를, 다른 신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적대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이 예수를 통해 누구나 믿음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지, 그렇지 못한 타 종교를 적대시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만일 하느님이 '너희들 예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 구원을 못 받았으니, 다 지옥에 갈 것이다..'라고 했다면 그걸 공의롭고 사랑이신 하느님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가브리엘의 설명은 무언가 답답했던 것을 풀어내주는 듯한 새로움을 주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기독교인들은 머리가 터지도록 무슬림과 싸우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가브리엘, 그렇다면 기독교가 전파되지 않은 곳에서는 양심껏 살면 네가 말하는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거지?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잘 살았는지는 아닌지는 하느님이 판단할 거고. 근데 왜 기독교는 특히 이슬람교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거지?"


"태훈 님, 그 적대적이라는 말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성경적으로는 적대적일 필요가 없는 대상을 적대적으로 느끼게 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그게 누군데?"


가브리엘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사탄이 되어버린 루시퍼입니다. 이 녀석은 하느님의 뜻이 엉망진창이 되기를 바라는 놈입니다. 그는 어떤 방법이든 하느님의 권위와 질서를 무너뜨리면, 자신이 천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루시퍼는 하느님이 사랑이라는 것을 왜곡하고 서로가 서로를 적대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내가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루시퍼란 놈이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고? 천계도 인간세계처럼 개판이구나. 이 믿기 힘든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루시퍼는 기독교가 이슬람을 적대시하도록 인간의 욕망을 자극합니다. 11세기말 거의 200년 동안 지속된 십자군 전쟁이라고 들어보셨지요? 발단은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하던 기독교도들과 이슬람교도들 간의 종교 분쟁이었습니다. 분쟁이 100년 정도 지속 될 무렵에, 루시퍼가 인간의 욕망을 자극했습니다.


당시 서유럽 기독교 국가들은 풍요롭던 동쪽의 이슬람 제국의 영토를 뺏고 싶어 했습니다. 이들은 전쟁의 명분이 필요했고, 마침 진행 중이던 종교 분쟁을 이용했습니다. 이름만 종교 전쟁이지, 사실은 약탈을 위한 전쟁이 되었습니다.


당시 전쟁에 참여하는 모든 기사들은 교황청으로부터 살인과 약탈에 대한 면죄부를 제공받았고, 유럽의 빈민들이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유럽의 봉건 영주들도 영토확장의 야욕으로 참전하였고, 이 과정에서 교황청은 봉건영주에게 빼앗겼던 정치적 주도권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이 십자군 전쟁은 종교를 가장한 정치전쟁이고, 약탈의 전쟁이었습니다. 자연히 하느님의 뜻과는 동떨어진 적대심과 폭력이 난무했습니다."


"가브리엘, 그러니까 타 종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은 성경의 가르침은 아니란 말이지? 그리고 그 루시퍼인가 하는 놈이 사람들의 욕심에 불을 질러서 기독교가 이슬람 종교랑 싸우도록 만들었다는 거 아냐? 그러다 보니 종교 간 감정이 안 좋아졌겠네."


"네, 그렇습니다. 십자군 전쟁은 한 예이지만, 그 이후에도 중동에서 국가 간 분쟁은 늘 종교적 갈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 세상 돌아가는 게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뭔가가 있구나. 가브리엘의 설명은 늘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았다.


"근데 말이야. 내가 계속 풀리지 않는 질문은 그 루시퍼란 놈 말이야. 왜 하느님이 가만 놔두는 거야? 이해가 안 돼!"


가브리엘은 더 이상 천계(天界)를 넘어선 천상계(天上界)의 얘기를 할 수 없었다. 아니, 하려고 해도 아는 게 없었다. 분명 하느님은 천상계에서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루시퍼의 심판을 미루는 이유는, 인간을 한 명이라도 더 구원해 낼 시간을 벌고자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설명을 할 수 없었다.


"태훈 님의 말이 맞았네요. 저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가브리엘이 하늘나라의 일을 모른다고 이야기한 다. 그럴 수도 있구나. 천사라고 다 하느님의 뜻을 아는 건 아니구나. 그렇지만, 가브리엘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되지는 않았다.


"가브리엘, 근데, 너는 하느님이 모든 사실을 다 알려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어?"


가브리엘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태훈 님, 하느님은 천사들이 모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은 천사들과도 사랑하는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사랑의 관계가 더 중요합니다. 지상의 상하관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요."


가브리엘은 아까와는 다른 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태훈 님,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그 사람의 모든 생각을 다 알아야만 사랑하나요? 아니면 그냥 사랑하나요?"


"그거야, 후자겠지. 사랑하기 위해 상대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지."


"맞습니다. 제가 하느님을 위해 일을 하거나,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유지할 때, 그분의 모든 생각을 알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궁금하기는 하죠. 하느님이 어떤 임무를 주실 때, 그 이유를 모르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그냥 그분을 신뢰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무조건 따르는 건 아닙니다. 태훈 님이 저에게 질문하듯, 저도 하느님께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느님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나?"


"그럼요.. 문제는 대답을 해주셔도 천상계에서 계획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저의 이해의 한계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깊은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저의 지적 호기심이 상처받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은 다 알려주시니까요."


"그거 좋은데. 그런데 지상에서는 종교 지도자들이 우리가 궁금한 것을 다 알려주지는 않잖아!. 그러니 궁금증이 생기고, 제대로 답을 듣지 못하니 의심이 생기고.. 그런 게 지상의 약순환이지.."


"그 부분도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직자들에게 영적 깨달음을 주십니다. 그러면 그분들은 대언자(代言者) 역할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런 제사장의 역할을 맡은 이들이 영적 깨달음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문제입니다."


태훈은 갑자기 김자철 목사의 모습을 떠 올렸다. 그의 말은 유창하고 세련되기까지 했으나 사실 어떤 얘기를 했는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준식이 아버지의 사업 수완에 휘둘리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있는 그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 되지 않았다.


"지금 지상에서, 대부분의 하느님의 계획이 어그러져 있습니다. 지금은 하느님을 방해하는 루시퍼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금은 좀 두고 보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하느님이 절대 권한을 가지고 사랑을 행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구분하는 날이 올 겁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느님의 사랑.. 평소에는 종교적 미사여구로 사용되는 흔한 말이지만, 오늘은 그 의미가 달랐다. 그래 사랑.. 어릴 때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고, 이성을 사랑하고, 가족을 만들고.. 아이를 낳으면 목숨을 바쳐 끝까지 지켜내고.. 그래, 사랑이 없으면 지구는 한순간에 서로를 미워하는 지옥이 되겠지. 사랑이라는 게 너무 흔해서 그 소중함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에게도 백수 아들에게 뭐라 한마디 안 하시고 꼬박꼬박 월세와 용돈을 부쳐주시는 부모님이 계시다. 그들이 왜 나에게 잔소리 한마디 안 하고 도와주시는지. 그게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이제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사랑.. 하나도 내세울 것 없는 아들에 대한 사랑..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랑. 그게 도대체 뭘까? 사랑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하느님이 사랑이니, 그분으로부터 사랑의 힘이 나올 수 있을까?


"가브리엘, 오늘 정말 애썼어. 덕분에 역사 강의부터 세상이 왜 이상하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설명도 잘 들었어. 나는 아직 네가 말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는 안 돼있지만, 그래도 하느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


"태훈 님, 오늘 제가 드린 말씀을 잘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담스럽겠지만 오늘 천계의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들으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하느님이 태훈 님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 그게 뭔데? 부담스럽게 왜 그래?"


가브리엘의 말을 듣는 순간, 부담감이 느껴졌다. 로또 번호 하나 쥐어 주고 나를 천사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건가? 아니면, 내가 천사의 말을 부하면, 비밀유지를 위해 나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릴 건가? 하여튼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상황이 되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가브리엘, 너무 부담 주지 말고.. 오늘의 질문은 분명히 의미 있는 질문이었겠지?"


"그렇습니다. 저를 당황시킬 정도로 어려운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태훈 님도 제 설명을 듣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면 다섯 번의 질문을 다 했으니 한 번만 더 질문을 하면 약속을 지키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저도 사정이 있어서 조만간 태훈 님과의 만남을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안 돼.. 한번 더 만나는 건 약속해 줘야 돼!"


"알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번입니다. 이 질문이 끝나면 그다음은 태훈 님이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셔야 합니다."


"결정이라니? 무슨 결정?"


"일단 여섯 번의 질문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태훈 님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들이 생길 겁니다. 그때는 제가 도와 드릴 수 없습니다. 그전까지 태훈 님이 미래에 대한 의지와 계획이 서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브리엘은 마지막 만남을 예견하듯 알 수 없는 유언 같은 말들을 남겼다.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가브리엘이 한 말 뜻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가브리엘이 약속한 로또 번호만 받을 수 있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오늘은 정말 큰 일을 해낸 것 같다. 이제 조금만 더하면 로또 당첨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나는 어느 때보다 달게 꿈 없는 잠에 빠져 들었다. 나의 운명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1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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