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지만 힘을 뺄 줄 아는 사람.
그건 단순한 여유나 유연함이 아니다.
배려와 섬세함을 넘어,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어떤 태도.
이해받기보다 이해하는 쪽을 선택하고, 앞서기보다 한 걸음 뒤에서 기다릴 줄 아는 사람.
자기 능력을 증명할 기회가 왔을 때조차, 굳이 움켜쥐지 않고 필요한 곳에 흘려보내는 사람.
그런 태도는 결코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한다고 터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타고난 따뜻함, 끊임없이 확장되는 사랑,
그리고 인간을 향한 깊은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
모든 사람이 경쟁하듯 쥐어짜며 살아가는 세상에서,
할 수 있음에도 힘을 빼는 건 일종의 초능력 같다.
그저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겸손이 아니라,
자기보다 세상을 더 사랑하기에 선택할 수 있는 태도.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런 사람을 만나면, 경이롭고도 조금 슬퍼진다.
왜냐하면, 그들은 종종 상처받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힘을 빼는 걸 멈추지 않는다.
사랑으로 하는 일이기에.
그런 사람은 강하다.
힘을 빼는 것이 곧 약함이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
자기 손에 쥐어진 것을 움켜쥐지 않고도,
자기 몫을 내려놓아도,
결국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걸 아는 사람.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신뢰를 얻는다.
다른 이들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때,
그들은 방패를 내려놓고 먼저 다가간다.
사람을 품고,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
한번 준 사랑을 쉽사리 거두지 않는 사람.
흐르는 물처럼,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며 세상을 적셔 주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할 수 있지만 힘을 빼는 사람.
그 사랑과 신뢰가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는 사람.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