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싫어서 벌레가 되는 상상을 해 봤어
그럼 인간이 얼마나 싫어질지
싫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배고프다는 생각은?
자고 싶다는 생각도
생각이란 걸 할 수 있을까
본능으로만 살아가려나
그건 아닌 것 같아
매일 사냥을 하고 먹이를 먹고
쉴 곳을 찾아 날아다니면서
살아야 하니 살고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모르게
그렇게 죽으려나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의미 있어야만 하는 삶을 사는 것보다
음
나는 벌레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마저
인간이라서 가능할 텐데
버둥거리듯 떠올려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