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이사 58,8)
주님이 원하는 단식은 그 의미를 우리의 일상에서 행하는 것이다. 내 끼니를 거르는 희생을 통해 영혼과 육신을 가다듬는 것, 그러나 진정한 단식은 희생을 통해 나를 넘어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나아가게 한다.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면 다가가 꼭 안아 주고 싶은 것처럼 마음이 열리고 몸이 움직이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마음이 향하고 그에게 머무르는 사랑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단식이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이사 58, 1-9)
내 존재에 스며든 사랑, 나를 따뜻하게 데운 그 사랑이 저 깊은 곳에 자리해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된다. 그리고 그 힘은 나를 밝히고 나를 치유한다. 그 사랑은 움직이는 사랑이다. 당신에게 나아가는 사랑이다.
아파 울고 있는 당신을 괜찮다고 다독여 주고 손을 내밀어 일으키는 사랑이다. 내 땅에 몸을 피한 당신을 보살펴주고 내가 좀 더 힘이 세다 하여 당신을 밀어내거나 값을 요구하지 않는다. 길 잃은 이를 보면 찾아 주고 싶고, 배곯은 이를 보면 먹을 것을 나누고 싶고, 머무를 곳이 없는 이를 보면 어디 한 구석 내 공간을 내어 주고 싶은 그 사랑이 우리 안에 있다.
그때 내가 주님을 부르면 내게 대답해주시고 부르짖을 때, '나 여기 있다.'하고 말씀해 주실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께 왜 당신의 제자들은 단식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태 9,15)
참 단식은 사랑으로 당신과 함께 하는 것, 당신이 슬퍼할 때 울어주고 당신이 기뻐할 때 함께 웃어주는 것. 그 당신이 지금 나와 함께 숨 쉬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단식을 행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내가 받는 사랑에 감사하고 그 사랑을 나눌 줄 아는 함께 하는 삶은 나의 손과 발끝에서 행해져야 한다. 당신이 나로 하여금 존중받고 지지받고 있음을 느껴야 한다. 그렇게 사랑의 의미를 나도 그리고 당신도 살아내야 한다.
오랜만에 울린 교황 프란치스코의 목소리.
어제 성 베드로 광장 저녁 11번째 그의 건강 회복을 위한 묵주기도에서 30초가량의 육성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광장에서 내 건강을 위한 여러분의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는 여기에서 여러분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강복하시고 성모님께서 여러분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kkisP3Izlw
매일 밤 많은 이들이 광장에 모여 그를 위해 마음을 모아 기도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간절히 모으는 마음, 그리고 그 사랑을 교황은 사랑으로 느끼고 화답하였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사랑의 표현.
그렇게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오늘의 단식, 사랑을 낳으리라.
어제 갔으면 교황님 목소리 들었을 텐데 아쉽지만 그래도 조금씩 회복하고 계시다니 다행이다. 어서 바티칸으로 돌아오셔서 유쾌한 미소로 순례객들을 맞아주시길 오늘도 마음 모아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