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알아채는 눈

가득 차고 넘칠 기쁨

by 어엿봄

너무 많이 웃어서 눈물이 났어요.

그러고 보면 저는 울다가도 잘 웃고 또 웃다가도 잘 웁니다.

슬픔과 기쁨은 꼭 단짝 친구 같아요.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이 늘 따라다니죠.

한참 시간이 흘러 돌아본 어떤 슬픈 장면을 두고 나는 배꼽이 빠지게 웃었어요.

그렇게 한 장면 안에 딱 내 엄지손톱만큼의 유머가 있는 거 있죠.


내가 울 때 세상은 웃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나의 아픔 그리고 슬픔을 담 너머 힐끗 쳐다보며 신나게 웃고 있는 세상이었어요.

나는 아무래도 함께 웃을 수가 없었어요.

나의 세상은 온통 어둠뿐이라 그 엄지손톱만 한 유머를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나는 눈을 감고 차분히 앉습니다.

어둠뿐이었던 내 세상에 빛으로 오시는 당신을 기다리기 위함입니다.

내가 있는 곳이 당신 안인 것일까요. 나를 둘러싼 그 모든 것이 사랑이라 웃음이 나와요.

내 슬픔의 끝이 허망한 낭떠러지가 아닌 기쁨의 산 그 정상을 향하고 있다는 걸 나는 알아요.

이유 없는 기쁨이지요.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안이며 감동입니다.

가끔 그렇게 당신은 평범하고 소박한 나의 하루, 아무 향기 없는 작은 순간들에 기쁨의 꽃을 피우십니다.

그 향기가 나를 가득 채워서 내 온 존재까지 고와지는 느낌이에요.


슬픔이 있어서 기쁨이 옵니다. 고통이 있어서 위로가 옵니다.

얼마나 깊은 아픔이었는지 세상은 알지 못하기에 내 기쁨이 얼마만 한 크기를 채우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무언가를 잃어본 사람은 그걸 찾았을 때 감사할 줄 알고 진정 기뻐할 줄 알지요.

내가 나를 대할 때의 기쁨은 바로 그 기쁨입니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나를 더 잃어버리고 싶은 거예요.

비워있는 만큼 당신이 차고 넘치도록 채워주실 것이니까요.


다시 눈을 뜹니다. 차고 넘치는 기쁨에 눈을 뜹니다.

눈물로 씻겨진 맑은 눈이 새로운 기쁨을 발견합니다. 기쁨을 알아채는 나의 눈은 참으로 복됩니다.

나의 눈은 나를 보지 않아요. 나를 향해 웃는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의 친구들을 눈에 담을 거예요.

이렇게 기쁨을 알아채는 눈이 있어 또 한참을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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