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충성까지

웃음보다 빠르게 번지는 말, 사랑합니다.

by 차니또또엘

급식실에서 잔반을 버리고 나가려는데,
4학년 영원이가 나를 부른다.

“실장님, 저기 여자 선생님은 누구예요?”
“응, 늘봄실장님이야. 순회라 일주일에 한 번 오시니 몰랐구나? 인사해.”
영원이는 이쁘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늘봄실장님이 웃으며 말씀하신다.
“행정실장님은 아이들이랑 참 친하신 것 같아요.”

“하하, 저는 유치원 아이들에게도, 1학년 아이들에게도 ‘사랑합니다’ 소릴 들어요.”
그랬더니 곧장 돌아온 말.
“에이~ 거짓말.”

“그럼 보여드릴게요. 잠시만요.”
수다를 떨며 기다리는데, 마침 1학년 규태가 지나간다.
“규태야~” 하고 불렀지만,
헉— 그냥 교실로 뛰어가 버린다.

“에이, 진짜 거짓말 하셨네요.”
늘봄실장님이 웃으며 말한다.

“하하, 세 번 중 한 번은 해요.”
그렇게 변명 비슷한 말을 하고 있을 때,
드디어 1학년 아이들이 급식실로 나온다.

그리고 그 순간—
규태가 우리 앞을 지나가며 외친다.
“실장님 사랑합니다!”

뒤이어 연준이가 충성까지 붙인다.
“실장님 사랑합니다! 충성!”
기특한 녀석들. 속으로 빙그레 웃는다.

그 장면을 본 늘봄실장님은
“대박! 대박! 정말이네요! 캬악~ 대박!”
연신 감탄을 쏟아낸다.

규태는 작년 유치원 때부터 이어진 ‘사랑합니다’ 전통의 주인공이다.
작년엔 규태 아버지가 물으셨다.
“전 아직 ‘사랑합니다’란 말을 못 들었는데, 실장님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

나는 그냥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들 입장을 들어주고, 함께 놀아주다 보니
언젠가부터 먼저 ‘사랑합니다’ 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우리 학교의 사랑은
오늘도 조용히, 자연스럽게 전염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실장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