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스토킹(2019~2020)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 이의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소녀'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사람이죠.
소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 듣는 것을 아주 좋아했어요. 소녀의 막내오빠가 뉴질랜드에서 선물로 보내온 마이마이가 어린 시절을 윤택하게 했다고 해요. 잠시 귀국한 오빠가 선물한 빨간색 라디오도 잊을 수가 없다고 해요. 뉴질랜드 오빠가 롤 모델이었죠. 음악이 없으면 미래의 자신과 먼 나라 오빠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자주 나에게 말했었그든요.
학창 시절 이어폰 끼고 책상을 정리하는 옆모습,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옆모습이 당당했어요. 슬픈 음악도 웃는 음악으로 바꿔 듣는 지혜로움, 나는 그 신선함이 항상 부러웠었어요. 소녀의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도 리더였어요. 소녀의 지혜로움을 그 친구들도 다 아는 사실이었죠.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이어폰을 끼는 것이 두렵고, 머리를 감을 때, 물소리까지 공포라고 해요.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아예 받지 않는다고 해요. 전화를 받을 이유가 없는데, 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꿔가면서 집요하게 전화를 해대던 그때 그 상황을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해요.
지병이 있어서 산책도 오래 하지 못한다고 해요. 어둠이 짙어지고 풀벌레 소리가 굵어지기 시작하면 땅과 하늘이 뒤바뀐다고 해요.
이렇게 한 사람의 남은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요, 전화 스토킹이 그래요. 공포의 탑이 늘어나고 감정을 메마르게 하죠. 지병이 있는 사람은 정신과 약으로부터 벗어나기가 힘들지요.
전화 스토킹은 크나큰 죄악이에요.
ㅡ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