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있잖아 그거?

by 태리

'그거 있잖아, 그거 갖고 와봐'

'그거요??'

'어 그거, 그거 있잖아 어제 그거'

'아 이거 말씀이십니까?'...


<그거> 그거는 참 알아듣기 어렵다. 다짜고짜 그거를 갖고 오라고 한다. 그게 뭐란 말인가. 우린 그게 뭔지 알아차려야 한다. 그게 참 어렵다. 그거를 알아내는 것이 말이다. 그거를 단번에 알아차리는 직장선배님은 완전 에이스이다. 척하면 척이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손발이 딱딱 맞는 그런 관계이다.


직장은 돈을 벌러 오는 곳이다. 본인 커리어의 성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직이 원하는 것을 해내야 돈을 받을 수 있다. 이 원하는 것을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센스 있게 준비하면 에이스로 인정받는 것이다. 여기서 그거는 지금 시점에 딱 상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려서 준비하는 모습이다.


그거를 알아차리는 것은 팀워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축구를 예로 들면, 전술에 의해서 모두가 움직인다. 오른쪽 수비가 올라가면 왼쪽 수비는 내려오기도 하고 패스길이 안 보이면, 패스를 받으러 내려가 주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거’를 잘 알아듣는 사람을 보면, 마치 재즈 연주를 보는 것 같다. 재즈 밴드는 악보 없이도 연주한다. 기타가 리프를 치면, 드럼이 그 리듬에 맞춰 비트를 쪼개고, 베이스가 그 사이를 채운다. 누가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과 호흡으로 타이밍을 맞춘다.


직장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도움을 주기도 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도움을 받기도 하는, 리더에 지휘아래 맡은 업무를 잘 수행하여 조직이 굴러가게 하는 것 말이다.

그것이 조직에서도 필요하다. 이런 걸 잘하려면 오래된 관계도 중요하지만 상황과 맥락을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


맥락지능(Contextual Intelligence) 하버드대의 Joseph Nye는 맥락지능을 “상황을 읽고, 그에 맞게 행동을 조정하는 지능”이라 정의했다.

똑같은 말도 ‘언제’, ‘누구에게’, ‘어떤 분위기에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맥락지능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은 말보다 이해가 빠른 조직이다. 회의가 길지 않고, 협업이 매끄럽다. 이들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타이밍을 맞춰 움직인다. 이런 조직에선 ‘그거 좀 해줘요’ 한마디면 된다.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는 건, 공감과 신뢰가 체계화된 상태다.


1)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
조직 내 비언어적 신호와 환경적 단서를 빠르게 감지하는 능력이다.
표정, 말투, 분위기, 일정 변화 등 말로 표현되지 않은 정보를 통해 상사의 의도나 조직의 흐름을 파악한다.


2) 의미 있는 통찰과 추론(Interpretive Reasoning)
관찰된 정보를 바탕으로 ‘왜 지금 이 지시가 나왔는가’, ‘현재 조직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추론하는 과정이다. 이는 단순히 명령을 따르는 수준이 아니라, 숨은 의도와 맥락적 의미를 분석하는 능력이다.


3) 즉각적이고 유연한 행동 조절(Adaptive Action)
인식과 해석을 토대로 자신의 행동을 빠르게 조정하는 능력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업무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필요한 자료나 대응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실천력이다.



'그거'를 알아차리는 능력은 바로 얻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거'를 알아차리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오늘도 '그거'를 알아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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