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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촌뜨기들의 유럽여행 초행길 1편

마음먹었을 때 실행하는 용기

by 티케

유럽여행을 가게 된 이유


오늘부터 3인 가족의 유럽여행 초행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이 글은 여러 편으로 작성될 예정이며 이번 1편에서는 어떻게 유럽여행을 가게 된 건지부터 얘기해볼까 한다.


난 80년생으로 올해 43살이다. 2012년에 4살 차이가 나는 와이프와 약 5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2015년에 사랑스러운 딸을 낳았고 지금까지 평범한 대한민국의 가장으로 살고 있다.


와이프와 나는 태어나서 제주도외엔 해외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첫 해외여행도 신혼여행으로 동남아 쪽 태국 코사무이를 다녀왔고 그 이후로 동남아 쪽은 몇 번 다녀왔지만 미국이나 유럽 쪽 여행은 가본 적이 없었다. 늘 유럽 나라들의 여행을 꿈꿔왔지만 현실은 유럽여행을 갈 수 있는 처지가 못됐다. 더 정확하게는 갈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유럽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최소 10일 정도의 휴가가 필요했지만 난 자영업 같은 일을 하고 있어 도저히 불가능했고 와이프도 육아휴직을 쓰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항상 마음속에 유럽에 대한 로망을 품고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가고 있던 중 내 제일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코로나 합병증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너무 건강하셨던 분이라 친구가족뿐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 모두 너무나 황망했다. 어찌어찌 친구 아버지의 장례를 끝내고 친구와 얘기를 하는데 삶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서 죽으면 난 그냥 거기서 끝일 텐데 그냥 이대로 현실에 안주해서 지금까지와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어차피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가보고 죽자는 생각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한 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우리 부부 둘 다 퇴직을 하는 건 용기를 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 관련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데 영상에서 나오는 자막이 눈에 들어왔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떠나라'라는 문구를 보게 됐고 그 말에 마음이 동했는지 와이프를 설득할 수 있었고 그 즉시 유럽여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그렇게 우리 3인 가족은 포르투갈 리스본 IN 스페인 바르셀로나 OUT 일정으로 총 47박 48일의 나름 긴 유럽여행 대장정을 떠나게 됐다.


* 근데 일은 어떻게 하고 그렇게 길게 여행을 갈 수 있었냐고? 궁금해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얘기하자면 어차피 유럽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라 난 퇴직을 하기로 했고(휴직이 가능한 업종이 아님) 와이프는 마지막 남은 육아휴직 3개월을 쓰기로 했다. 딸아이는 뭐 여름방학을 이용했고 나머지는 현장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조금 결석을 감행했다.



리스본의 어느 벽화 앞에서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할 것들


유럽여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부터 우리 부부는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평일엔 거의 얼굴을 못 보는 처지였기에 평일엔 각자 시간 나는 대로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주말엔 얼굴을 맞대고 여행계획을 짰다.


난 여행 출발 3주 전 퇴직을 했고 와이프는 4주를 남겨두고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유럽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관광명소 예약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다.


유럽여행을 준비하면서 제일 고민이 됐던 게 바로 언어였다. 나와 와이프는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영어 문장을 보면 대략 어떤 뜻인지 해석이 되는 정도라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는 불가능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중에 삼성이 AI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우리 부부는 저거다 싶었다. 난 갤럭시 노트 20을 3년이 넘게 사용해 왔던지라 내가 폰을 바꾸면 유럽에 가서 언어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비싼 갤럭시 s24로 폰을 바꾸고 여행을 떠나게 됐다.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일부 사람들을 빼고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갤럭시 s24에 내장된 다양한 언어 중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가 있었지만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갤럭시 s24의 번역과 통역기능은 무용지물이었다. 그 이유는 여행이야기 후반부에 써놓겠다.


본격적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여행일정을 계획하면서 포르투갈은 포르투의 렐루서점을 스페인은 세비야의 세비야 대성당,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공원, 까사바트요, 까사밀라 등을 한국에서 미리 예매하고 떠났다.


그리고 한국에서 포르투갈,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이동시 고속버스와 비행기를 이용했는데 교통편은 아래와 같다.(말라가와 론다, 테네리페를 제외한 교통편은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했다)


=> 인천공항에서 리스본 : 카타르항공(1회 도하경유)

리스본에서 포르투 : 플릭스버스

포르투에서 세비야 : 라이언에어

세비야에서 테네리페 : 부엘링항공

세비야에서 말라가 : 알사버스

세비야에서 론다 : 다마스버스

세비야에서 그라나다 : 알사버스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 : 부엘링항공

바르셀로나에서 테네리페 : 부엘링항공

바르셀로나에서 인천공항 : 카타르항공(1회 도하경유)


우리 가족은 짧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챙겨가야 될 게 많을 거라 생각했다. 도보로 관광명소를 많이 걸어 다닐 것을 고려해 발에 편한 신발을 구매했고 한 여름이었기에 각자 일주일 정도는 세탁을 안 해도 버틸만한 옷과 속옷을 구입해서 챙겨갔다.


현지에 가서 안 사실이지만 굳이 옷이나 신발을 한국에서 구매해서 갈 필요가 없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도 다양한 옷 매장들이 많았고 신발 또한 다양한 브랜드샵들이 즐비했다. 또한, 가격도 우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했다. 역시 사람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여행을 하면서 다시 한번 더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은 유럽 음식들이 입에 맞지 않을 것을 고려해 김치 2kg과 고추장, 고춧가루, 다양한 건조 밀키트들, 라면과 양념류 등을 챙겼는데 나름 많이 챙겼다 싶었지만 포르투갈 포르투 여행 때(대략 여행한 지 9일 만에) 양념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식재료를 소진했다.


여행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옷과 신발류를 줄이고 거기에 김치와 스팸, 각종 반찬류를 챙겨갔어야 했다. 정말이지 김치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고(다행히 스페인 세비야의 한식당에서 맛있는 김치를 구입할 수 있었음) 스팸은 어디를 뒤져도 없었다. (추가로 김치는 바르셀로나 한인마트인 올래마트에 가면 국내에서 판매하는 김치류를 살 수 있는데 여긴 웬만한 한국 식재료가 다 있었다)


어쨌든 우리 가족은 28인지 캐리어 3개와 백팩 2개를 들쳐 매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한국 촌뜨기들 유럽에 가다.


우리 가족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첫 유럽여행은 스페인을 가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페인과 붙어있는 포르투갈이 첫 번째 여행장소로 낙점됐다. 여행이 끝날 때쯤 우리 가족이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을 더 좋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리스본은 많은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유럽 최애도시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 중 한 곳이었다. 역시나 리스본에 가보니 여기저기 한국인들이 많았고 한국말이 많이 들렸다.


그렇게 우리 3인 가족의 유럽여행은 인천공항에서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20시간(1회 도하 경유)을 날아가 리스본을 입성하면서 시작됐다.


첫 유럽여행지인 리스본의 도시는 우리 가족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리스본공항에서 우버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하는데 너무나 다른 도시풍경에 우리 가족 모두는 감탄을 하며 이동했다.


아파트와 빌딩이 대부분인 대한민국의 도심과는 다르게 리스본은 적당한 높이의 빌딩들과 생각보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즐비했다. 또한, 교차로마다 인상에 남는 동상들이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첫 유럽여행 숙소에 도착을 했다. 대략 17km 정도를 이동했는데 30유로 정도가 나왔다. 당시 환율이 1유로당 1500원에 육박을 했기에 한국돈으로 45,000원가량이 나왔는데 예상했던 금액이었고 정찰제 느낌이라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우리를 태워 준 우버택시기사는 리스본이 유럽의 처음 여행지인지를 물어보곤 내릴 때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겨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첫 유럽 도시인 리스본에 첫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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