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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Jun 18. 2023

골목길 놀이가 핸드폰보다 재밌단다

선생님의 추억이 너희의 추억이 되었네

골목길이 여러 갈래로 이어져 있는 곳에 우리 어린이집이 있었다. 벽화마을이 있는 광장에서 어린이 체험활동이 있다는 소식에 햇살반 친구들도 참여하게 되었다. 10시부터 행사가 시작이라 햇살반 친구들에게 많은 체험을 시켜주고 싶어 10시 전에 부랴부랴 도착했다. 햇살반이 일등으로 도착했다. 원장님은 점심식사 준비를 위해 원으로 돌아가고 나와 햇살반 친구들만 남았다. 부모님이 모두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나와 함께 현장학습을 다니는 게 아이들의 유일한 나들이 추억일 수 도 있었다. 여러 체험활동 후 벽화마을의 골목길에 들어섰다.


"선생님! 오늘 진짜 재미있었어요. 우리 또 와요. 여기 골목길에는 그림도 많고 꽃도 있네요"


"그래요. 우리 행사 있는 곳에는 햇살반 친구들 모두 다니자. 선생님이 약속할게. 여기 벽화에 말뚝박이 그림 있네"


"그게 뭐예요? 선생님 어렸을 때 하던 놀이야. 지금 너희들은 어려서 못하지만 크면 할 수 있어. 재밌어"


나는 말뚝박이에 대해 햇살반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었다. 친구들은 선생님이 말뚝박이 하는 모습을 생각하더니 깔깔되고 웃었다. 웃으며 걷다 보니 작은 문방구가 있었다. 고무줄놀이, 공기도 팔고 구슬도 있었다.

고무줄과 공기놀이, 구슬을 샀다. 내가 물건을 사자 친구들이 구경하고 있는 물건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


"그래 오늘은 선생님이 선물 사줄게. 하나씩만 고르에요. 선생님이랑 골목길에서 놀이하자"


"정말요. 우리 카드 살래요. 저는 스티커 살래요. 골목길에서 실컷 놀다가요"


놀이방법을 알려주자 친구들은 점점 놀이에 빠져들었다.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집에서 만화를 많이 보거나 게임을 많이 하는 햇살반 친구들이 골목길에서 내가 하던 놀이에 빠져드는 모습이 흐뭇했다.


"선생님도 어렸을 때 골목길에서 하루종일 놀았어. 얼음땡도 하고 구슬치기도 하고 고무줄놀이도 하고"


"선생님은 게임 안 했어요?"


"게임 못했어. 핸드폰도 컴퓨터도 없었거든"


"선생님 할머니예요. 키키. 어떻게 핸드폰이 없어요?"


"선생님 왕할머니야. 이백살이거든 히히"


친구들은 내가 정말 핸드폰이 없던 시절에 태어났던 사실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부모님들은 모두 일하러 나가서 우리끼리 골목에 모여 하루 종일 놀이를 만들고 수다를 떨며 놀았다. 지금에 아이들은 핸드폰이 하루라도 없으면 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핸드폰을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오늘 골목길 놀이가 너희에 추억이 되어 핸드폰과 잠깐이라도 절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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