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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Aug 24. 2023

쫄깃한 호박전과 짭조름한 호박나물

퇴근하고 무거운 몸으로 냉장고를 열어보았더니 호박밖에 없답니다. 주말에 마트도 가고 시장도 가서 장을 많이 보았는데도 정작 며칠이 지나면 왜 먹을 게 없을까요. 하루에 저녁만큼은 아내표 엄마표 음식을 차려주려 애쓰고 있지만 어느 날은 파업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파업을 선언하면 우리 집 노조원들은 배달 어플에게 마라탕을 시켜 먹는답니다. 은근히 파업하는 날을 기대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오늘은 호박으로 후딱 저녁을 차려야겠어요.

호박은 천연 영양제, 시력보호, 남성 질환에 도움에 된다고 해요. 일단 호박은 여름에 가격이 너무 착해서 여름마다 단짝 친구처럼 지낸답니다. 호박새우젓 볶음은 3분이면 만듭니다. 모든 요리는 스피드랍니다. 일단 재료를 다 썰어서 프라이팬에 넣어주세요. 호박, 양파, 새우젓, 들기름, 마늘과 물을 조금 넣고 볶아주세요. 물을 넣지 않으면 고춧가루 친구 때문에 홀라당 탈 수 있어요. 식당에 파는 맛을 내려면 조미료 조금 넣으면 "그래 바로 이 맛이야"라는 말이 나올 거예요. 

이제 남은 호박은 고소한 호박전을 만들면 됩니다. 저는 호박전을 부칠 때 계란 쓰지 않아요. 그래서 더 바삭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답니다. 호박을 썰어서 살짝 소금 친구를 뿌려주세요.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호박을 밀가루에 풍덩 빠트려서 기름 듬뿍 넣은 프라이팬에 부쳐주기만 하면 끝이랍니다. 먹어보면 확실히 쫄깃할 거예요. 기름 듬뿍 호박전 냄새에 남편도 청소년들도 식탁에 모였네요. 소박한 밥상이지만 맛있게 먹어봅시다. 오늘은 호박전과 호박나물, 마트표 닭갈비, 김치와 과일을 도시락으로 싸주었답니다. 


'오늘은 가위 바위 보 해서 설거지하기로 했어요. 내가 이겼다. 이제 쉴 수 있겠다. 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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