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대를 준비하며_성희승_예술가_새로운 공공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
1. 국가의 시스템은 사람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는 복잡하게 얽힌 삶과 갈등, 시간을 정리(整理)하는 일이 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지금, 조용히 그 정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소유가 아니라 조율이어야 하고, 전유가 아니라 공감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사람’이어야 합니다.
2. 예술은 질문이고, 정책은 그에 대한 응답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120회 이상의 전시를 열었습니다. 전시를 마칠 때마다 늘 마음속에 남았던 한 문장 “전시는 끝났지만, 질문은 시작되었습니다.” 예술은 늘 사회에 묻습니다. ‘이대로 괜찮은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저는 그 질문에 정책으로 응답합니다. 예술이 감각의 언어라면, 정책은 현실을 움직이는 말의 질서이기 때문입니다.
3. 예술에서 정책으로, 목소리에서 방향으로: 우주를 그리며, 사람을 그렸습니다. 별빛과 점, 선, 층과 색. 그 사이에 깃든 존재의 무게와 희망의 밀도를 표현해왔습니다. 예술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사회를 향한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입니다. 그 목소리를 정책이라는 언어로 확장시킵니다. 예술과 정책이 만나면, 우리는 더 넓은 가능성과 더 깊은 책임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4. 공공의 가치를 함께 보는 눈: 별빛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비추지만, 그 빛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각자 다릅니다. 공공의 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공성은 누구를 위한 것이어야 할까요? 가장 약한 사람, 가장 멀리 있는 사람까지 포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것은 공공일 수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왔고, 보이지 않는 마음을 정책에 담아냅니다.
5. 정책은 또 하나의 예술이다: 정책은 단순한 법률이 아닙니다. 사회 전체를 하나의 풍경처럼 재구성하는 설계도이자, 서사이자, 또 하나의 예술입니다. 예술가로서 저는 늘 물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미래를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가능한 답을 하나씩 그려냅니다.
6. 다음 시대를 준비하며: 예술은 늘 다음 세계를 상상하는 일, 다음 사회를 준비하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정치는 예술처럼, 예술은 정치처럼 서로의 언어가 닿을 수 있는 세상을, 국가와 시민에게 빚진 마음으로, 그리고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