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기에는, 침묵보다 고요한 언어가 필요하다.
어떤 순간에는, 고요 속에 진심을 띄워 보내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예술가로 살아왔다. 또한, 공공예술정책, 문화정책 전문가로...
최근, 예술이 더 이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감성지능을 결정짓는 구조라는 생각이 깊어졌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감각과 공감, 상상력과 자율성을 교육과 사회 전반에 다시 심어야 한다. 그 시작은 기초예술, 특히 미술의 복원이라고 믿는다. 미술은 인류가 언어보다 먼저 쓴 감각의 언어이며, 디자인, 콘텐츠, 도시문화, 브랜드의 토양이자, 표현력과 창의성, 감성지능을 키우는 교육의 뿌리다.
나는 때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치의 언어로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은 걸까? 정치문법으로 보면 너무 서정적이지는 않을까? 그러나 나는 이 시대의 정치가, 더 이상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공존의 상상력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정책은 말이 아니라 구조이고, 구조는 결국 감각이다. 감각이 무너진 사회는, 제도가 아무리 정교해도 결국 사람을 잃는다.
그래서 나는 감히 제안해 보았다. 기초예술연구원(IBA: Institute for Basic Arts), 그리고 문화예술혁신본부(ACIC: Arts & Culture Inovation Center)의 설립 같은 정책을.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응용과학이 발전하듯, 예술도 기초가 없는 응용은 모래 위의 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나는 예술가이지만 시대의 모서리를 지나는 지금, 예술의 자리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예술로 세상을 감각하고, 정책으로 그것을 설계한다. 나는 진실의 통로가 되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통로의 끝이 더 나은 구조,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공감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지금 이 조용한 글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