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증 발달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하는 말을 그들이 쉽게 이해하고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듣을까요? 6월부터는 특수교육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저를 도와 수업을 함께 진행하게 되어 제가 조금은 기대와 왠지 모를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첫 번째 수업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제자 1은 지적장애입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미술수업을 받은 적이 있고 미술을 상당히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제자 1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개별과제도 충실히 했고 준비물도 잘 챙겨 왔기 때문에 수업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온 글이 짧았지만 글의 수준이 상당해서 나중에 제자 1과 대표님과 상의해서 책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요. 제 의지에 살짝 불이 붙은 거 같습니다:) 드로잉 실력과 형태를 균형 있게 잡는 눈썰미도 있어서 그림 그리는 수준은 상당히 좋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그림으로 그리는 주제를 잘 연관 지어서 스케치북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했고 색연필로 간단하게 색칠까지 마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그림 작업을 할 텐데 그 내용에 대한 이해도 말로 차근차근 설명하니 어렵지 않게 잘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대상들이 명확해서 천천히 그림작업을 스스로 준비해 나가도록 유도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말을 하고 혼자 하는 말이 많아서 저에게 하는 말인지, 혼자 하는 말인지 헷갈렸는데요. 그리고 현재 제자 1의 기관지 컨디션으로 속삭이듯 말을 해서 컨디션이 돌아오면 목소리 톤을 올려 조금 크게 대화를 하면 좋겠습니다.
제자 2는 자폐성장애입니다. 앞서 브런치 글에 설명하였듯이 자폐성장애인은 소아기 자폐증, 비전형 자폐증에 따른 언어, 신체표현, 자기 조절, 사회적응 기능 및 능력의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으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일단, 제자 2의 어머니가 도움을 주셔서 1주 차 그림 주제에 대한 내용은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술을 좋아한다고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림을 나열하는 수준이었으며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아직 개별과제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서 어머니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드로잉 실력은 자신감 있게 표현되어 좋았습니다. 에너지가 많아서 조금은 산만하였지만 수업은 별 탈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그림 실력에 대한 칭찬을 신경 쓰며 저의 집중을 유도하려는 행동을 했었습니다. 대표님과 선생님과 회의하면서 어떻게 이 부분을 개선할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개선할 부분은 두 제자들의 그림 실력과 말의 이해 수준이 너무 다르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같은 수업시간이라도 거리를 두어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의 불행 속에서 나의 행복을 찾는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건강한 아이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임을 매일 기억하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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