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증 발달 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하는 말을 그들이 쉽게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제가 잘 알아차리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두 번째 미술시간을 마쳤습니다. 제자 2는 수영대회 참가하느라 두 번째 수업에 참여하지 못해서 제자 1과 오붓하게 수업을 했는데요. 제자 1이 처음에 그리고 싶다고 가져온 이미지는 숲 속에 햇살이 내리쬐는 사진을 가져왔으며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햇살이 하트 모양처럼 보여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리고 그 햇살의 따뜻함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를 하였답니다. 여전히 수업 중에 많은 말을 중얼거리지만 혼자 하는 말과 제게 하는 말들이 섞여있어서 제가 저에게 하는 말은 배에 힘을 주고 크게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였답니다. 서서히 지속적으로 요청하다 보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자 1의 숲 속 그림에서 소나무 한 그루와 숲 속의 여러 나무들이 있었는데 제자 1이 소나무에 대한 기억이 선명해서인지 소나무만 집중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자 1이 그 사진을 가져온 이유는 햇살이 마음에 들어서 그곳을 그리려고 했는데 어느새 자신의 기억에 박힌 소나무 그리기에만 전념하더군요. 소나무의 마음에 드는 부분은 보기 좋게 그렸지만 자신의 관심이 덜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충 그려서 제가 이미지를 찾아 보여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소나무의 형태가 완성될 즈음에 제자 1이 뒤로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의 그림을 관찰하며 스스로 그린 그림에 뿌듯해했습니다. 제자 1의 소나무에 대한 기억은 자신이 아팠을 때 상처에 소나무의 송진을 발라 치료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외에도 제자 1은 자신이 마음에 받은 상처들을 그림을 그리면서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곤 저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는데 신중하게 깊지 않은 저의 지혜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개선해야 할 점은 햇살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고 수채화로 그릴 때 어떻게 표현할지 제자 1이 스스로 고민하도록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햇살은 요즘 제가 그리고 있는 추상화 주제이기도 해서 저의 감수성을 닮아있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수업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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