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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수업 7

우리들의 미술교실

by 미지수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벌써 7번의 수업을 했네요. 시간은 지나고 나면 참 빠르게 느껴집니다. 이번 수업은 제자 1과 제자 2 모두 참석을 하고 둘 다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서 제가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자 1은 수채화 기법으로 심장 그림을 그리는 중인데요. 요즘 젊은 아티스트들이 그리는 수채화 사용법은 제가 입시 미술을 통해 배운 기법과는 많이 다릅니다. 제가 배운 수채화 기법은 맑게 채색하는 방법이고 요즘 많은 젊은 아티스트들은 수채화 채색을 탁하게 하는데요. 물론, 기존의 방법을 쓰는 영아티스트 들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방법들을 선호해서 탁한 채색에 눈길이 갑니다. 제자 1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며 탁한 채색 수채화로 그림을 그렸는데요. 제가 수채화를 배울 때는 선생님들이 흰색과 검정 색은 사용하지 말고 붓의 터치에 신경 쓰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수채화 그림을 그릴 때는 선생님들이 알려준 대로 하지 않으면 왠지 틀린 것 같아서 수채화 그림을 그리면서 많이 망설였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저는 제자 1이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찾게 도와주는 역할이 목적이기 때문에 가이드 역할만 제대로 하면 될 듯싶습니다. 저는 제자 1을 가르치면서 제가 배우는 점들이 더 많은 거 같네요:)


제자 1과 2 모두 경증 지적 장애인이기 때문에 미술 가르치는 게 힘들지 않고 오히려 더 재미있습니다. 제자 2는 웃음이 많아서 제가 약간 장난을 치면 정말 호탕하게 웃는데요. 그래서 너무 귀엽습니다. 제자 2는 제자 1보다 언어 전달이 쉽지 않고 그림을 처음 배우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더 쉽고 지루하지 않게 그림을 배우는 방법을 제가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단계는 점. 점. 크게 형태를 보는 방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지난번 시간에 꽃은 그리고 싶다고 하여 3장의 자료를 준비해 갔습니다. 처음에는 도형의 형태, 다음에는 꽃 잎이 최대한 단순하게 그려진 모양, 마지막으로 꽃 모양에 가까운 이미지를 준비해 갔습니다. 점과 점을 선으로 연결하여 형태가 되는 것을 인지하고 나중에는 스스로 꽃모양을 그렸는데요. 제자 2가 스스로 그린 후 뿌듯해해서 저도 즐거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코끼리를 그리고 싶다고 하니 같은 방식으로 수업 준비를 하면 될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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