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이 술래인 숨바꼭질에서 오로라와 삐삐는 풀려나지만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숲 속에 숨어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찾아 앤은 조심스럽게 숲 속으로 들어가면서 주위를 꼼꼼히 살핍니다. 그때 구름에 가려진 해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햇살이 숲 속을 비칩니다. 마침 커다란 코끼리 귀 나뭇잎 뒤에 숨어있었던 로즈의 모습이 보입니다.
"찾았다! 로즈! 너 나뭇잎 뒤에 숨어있는 거 다 보여!"
로즈는 터벅터벅 인형의 집으로 걸어가 머리를 숙이고 한숨을 쉬며 벽에 손을 붙이고 섭니다. 사실 아이들이 숲 속에서 몰래 빠져나와 포로로 잡혀있는 로즈를 구해주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인형의 집에서 숲 속으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고 인형의 집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나무와 키가 큰 수풀은 아이들이 지나가기에 너무 우거져 있습니다. 앤은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