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흔들리지 않는 마음

by 서윤

나무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래된 어둠을 마시고

피고 지는 잎새들은

계절마다

뿌리의 안부를 전해 준다


떠나는 것과 남는 것을

같은 표정으로 받아들이며

나무는 비를 맞는다

울고 있는지

그저 젖어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 채


깊은 땅속 이야기를

줄기가 세상 위로 밀어 올리면

바람이 건네는 안부에

나무는 말 대신

잎새를 흔들어 답한다


백 년을 살았는지

천 년을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거센 바람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견뎌 왔음이 분명하다


나무처럼 산다는 것은

쉽게 흔들리지도

가볍게 휘청이지도 않는 일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금 더 깊이

마음을 땅속으로 눌러본다.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