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모습
사랑을 주고 떠난 아이
추운 겨울날 내 품에 들어온 아이
선물이었어
오랫동안 함께 한 듯
자연스럽게 난로 앞에 앉아
잠이 들었지
너만 보면 실없이 웃었고
이유 없어도 행복했고
보고 있어도 꿈같았어
카운터에 앉아
주인행세를 하던 너 인형이었지
안녕이라고 말하면
정말 안녕일까 봐 그 말은 참을게
잠시 아주 잠시야
우리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천천히 갔다가 돌아올 거지
기쁨이고 행복이고 사랑이던 아이
내 눈물로 너의 삶을 위로할 수 있기를
너에게 작게나마 따듯함이기를
너를 작은 상자에 담아 오는 길
이별이 아닌 모습이 변한 거라 여겼어
이유 있어 내 품 안에 들어왔겠지
인연 있어 내 마음에 안겨왔겠지
너는 나를 두고 가며 울고
나는 너를 보내며 울고
우리는 서로가 선물이었을 거야
잘 다녀와 아가야
많이 웃고 많이 즐기다가
문득 또 내가 그리워지거든
그 겨울처럼 불쑥 품에 안겨도
내가 너를 알아볼게 꼭 그럴게
누구나 세상에 나올 땐 이유가 있대
너는 나를 위로하고 웃게 하기 위해
세상에 왔던 거야
선물이었던 나의 길순아, 아가야, 딸아
엄마가 조금만 슬퍼할게 괜찮지?
네가 내게 남겨주고 간 너의 아가들
너를 사랑했듯 그 아이들도 사랑할게
가고 있니? 가고 있는 거니?
돌아보지 말고 좋은 길을 따라가야 해
우린 또 만날 거야 그럴 거야
네가 나를 많이 사랑했다는 거 알아
날 사랑해 줘서 고마워
너의 모든 기능은 늘 내게 향해 있었고
나를 보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마지막까지 너는 내게 반응했단 걸 알아
내가 널 사랑했던 것보다
네가 날 더 사랑했고
내가 널 믿었던 것보다
네가 날 더 믿었다는 걸 믿어
보이지 않는 눈으로 나의 냄새를 찾던 너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
너와의 모든 순간들을
나를 향했던 너의 모든 것을 간직할게
너는 아주 아주 따듯한 아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