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과 여신 (God and Goddess)
아브라함으로부터 파생된 세가지 종교가 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서양을 지배해 온, 그리고 현재에도 영향력이 막강한 종교들이다. 이 세 종교의 공통점은 우주 '밖에' 존재하는 유일신이다. 그 유일신이 우주를 창조하였다. 우주만물을 다 만들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형상과 같은 인간을 만들었다. 따라서 성화에서 신은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우주종말의 때가 있고, 올 것이다. 그 심판의 날이.
인도 신화에서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다. 우주는 언제나 존재해왔다. 신은 창조자가 아니다. 우주는 그 스스로를 지탱하는 독립체다. 어느 누구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창조와 파멸을 반복하는 독립체. 그 독립체를 여신(Goddess)이라고 명명한다. 신(God)은 우주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신은 이미 존재하는 우주를, 그 여신을 깨닫는, 그래서 그 우주를 의식속에서 '창조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해가 저문뒤 도시를 떠나, 인간의 불빛이 없는 곳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오리온 별자리를 쉽게 볼 수 있다. 4개의 밝은 별로 이루어진 사다리꼴 중앙에 3개의 밝은 별이 위치하고 있는 별자리다. 중앙의 세 별들을 오리온의 허리띠(Orion’s belt)라 부른다. 그 허리띠와 사다리꼴 밑변과의 사이를 자세히 보면, 흐릿한 큰 별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별이 아니다. 성간먼지와 수소 등으로 이루어진 성운(Nebula)이라 불리는, 새로운 별들이 생겨나는 곳이다. 먼지들과 수소들이 중력에 의해 서로를 끌어당겨 덩어리가 되고, 그 덩어리가 다른 물질들을 더욱 끌어당겨서 밀도가 매우 높아지면 결국엔 별이 되기도 한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은 그 오리온 성운을 자세히 관측해왔다. 그 결과 눈으로 보면 뿌연 별처럼 보이는 오리온 성운 (Orion Nebula) 속에는 3천개에 달하는 작은 초기 단계의 별들이 존재하며, 최소 150여개의 원시행성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의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가 우주에 흔하게 발생한다는 걸 의미한다. 별과 행성도 생명체처럼 태어나고, 나이가 들고, 죽는다. 그리고 또 다시 태어난다.
우주는 셀 수 없이 많은 은하계(Galaxy)들의 집합체다. 그중에 밀키웨이 (Milky Way) 라는 은하계가 있다. 이 은하계의 반경은 5만 광년이 넘는다. 이 은하계의 중앙에는 블랙홀(Black Hole)이 있다. 블랙홀은 거대한 질량이 매우 작은 공간에 밀집된 상태다. 밀키웨이 중앙에 위치한 블랙 홀의 질량은 태양의 질량보다 최소 4백만 배 더 무겁다. 이 블랙 홀에서 뿜어나오는 거대한 중력이 밀키웨이 내에 존재하는 모든 별들과 혹성들을 빈 우주 공간 속에 떠있게 붙들고 있다. 밀키웨이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4천억개 정도 있다고 추정된다. 오리온 별자리도 밀키웨이에 속해 있다. 우리의 태양계는 그 블랙 홀로부터 대략 2만6천 광년 떨어져 있다. 그리고 그 블랙 홀 주위를 4억년이 넘는 주기로 돌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upToqz1e2g
대략 140억년 전에 발생한 우주대폭발(big bang) 후 은하계가 형성되고, 우리의 태양은 46억년 쯤에 형성되었다. 그리고 35억년 쯤 전에 태양의 세번째 행성인 지구상에 생명체들이 만들어졌다. 또 시간이 흘러, 5천 5백만여년 전 쯤에 인간의 조상인 유인원이 지구상에 등장했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 에서 우주의 역사를 1년의 달력으로 축소한 ‘우주달력’(cosmic calendar)를 소개한다. 그 우주대폭발 시점을 1월 1일 0시로 하고, 현재의 시간을 12월 31일 밤 12시로 하여, 140억년의 우주 역사를 1년으로 축소한 것이 우주달력이다. 이 우주달력에서는 1개월이 대략 12억년, 하루가 대략4천만년, 한 시간이 대략 150만년, 1분이 대략 3만년, 그리고 1초가 대략 500년에 해당한다. 이 우주달력에서 우리의 은하수 은하계는 5월에 형성되었고, 우리의 태양계와 지구는 9월이 되어서야 형성되었다. 달력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새벽이 되어서야 지구 상에서 인간의 조상인 유인원이 등장한다. 현대 인간의 직접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12월 31일 22시 24분경에 등장한다. 인간이 농경생활을 시작한 것은 대략 1만3천년 전으로, 우주달력에서 12월 31일 23시 59분 32초가 되었을 때다.
이 우주달력은 지구상의 인간의 역사가 광대한 우주의 역사에 비해 얼마나 찰나적인지를 상기시킨다. 우리가 알고 있는, 책에 기록되어 있는, 모든 인류의 역사, 모든 왕들, 전투들, 발명들, 모든 전쟁과 사랑들이 우주달력에서 마지막 10초 안에 다 일어났다. 경이로운 사실은 인류의 역사는 찰나적이나, 우리 인간은 140억년에 걸친 우주의 진화와 지구 상에서 일어난 생명 진화의 유산이라는 것이다. 140억년이라는 무한히 긴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우주의 신비로운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지적능력을 가진 인간이 우주의 한 귀퉁이에서 생겨났다.
우주라는 여신(Goddess)이 먼저 있었고, 그 우주를 깨닫는 의식, 신 (God) 이 나중에 나타났다.. 라고 보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 동양종교의 우주론이 서양종교의 우주론 보다 더 현대과학과 부합한다.
광활한 우주의 변방에 위치한 티끌보다도 작은 점, 지구. 이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것은 태양에서 뿜어나오는 빛 때문이다. 태양이 생명의 근원이다. 그래서 많은 고대종교가 태양을 숭배했다. 아쉬탕가 요가의 첫 아사나가 태양숭배 아사나 (수리야 나마스카라)인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