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by 요기남호

대학시절 즐겨읽던 시집들 중에 김광규 시인의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이 있었다. 그 시집에는 <나>라는 시가 있다.

'살펴보면 나는/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나의 아들의 아버지고/'로 시작하여, '과연/아무도 모르고 있는/나는/무엇인가/그리고/지금 여기 있는/나는/누구인가'로 끝나는 시다.


60살이 가까워지니 문득 문득 생각나는 시다. 그리고 나에게 가끔 자문하게 된다. '나는/누구인가'.


내가 맺고 있는 여러 관계 속에 비춰지는 나라는 모습들의 총합이 나일까. 내가 맺어온 관계들에 비춰진 모습은 무엇일까.. 아무도 모르는 나의 모습은?


오래전에, 지금은 은퇴한 인도출신 물리학자와 공동연구를 하며 친구가 된적이 있다. 그분은 지혜가 많은 물리학자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성품도 온화하여 친구들이 많았던 분이다. 그분이 언젠가 나에게 말했었다. 자신은 살아오며 몇가지 단계를 거쳤다고. 캠브리지대학시절에는 사회주의자였고, 그후는 무신론자였고, 그러나 이젠 우주에 spirit (정신, 기운, 혼?)이 존재한다고 믿는다고했었다. 창조주로서의 신의 존재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라는 존재도 살아가며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 아닐까. 뿌연 안개 속 미래를 볼 수 없었던 어린 아이, 시와 소설을 즐겨 읽던 청소년기, 그리고 물리학자. 지금까지의 간략한 연보다. 사랑도 제법 했었고, 상처도 많이 주었다. 후회가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다.


이젠, 요기의 삶 비슷하게 살고 있다.


앞으론, 어떤 삶을 살까. 삶이란 그저 일상이 어떠한지가 전부아닐까. 하루를 무엇을 하고 지내며, 누구를 만나는지 혹은 만나지 않는지가 그 삶을 규정하지 않을까.


미래의 난, 무엇을 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요가는 여전히 일상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그 이상은 그때 가보아야 드러날 것이다. 우연과 필연이 날 어디로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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