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이 새벽 요가에 나올까?

by 요기남호

표지사진: 후베이(湖北, 호북) 샹양(襄陽, 양양)에 사는 요가선생 캉광잉(康光英, 75세).


요가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요가가 아니어도 무언가를 매일 꾸준히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매일 새벽에 하는 일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속한 새벽 요가 모임에는 사람 수가 늘지 않는다. 반대로 코로나 이후로 계속 줄고 있다. 코로나 전에 가장 많을 때는 15-20명 정도였다. 연령층도 제법 다양했었다. 이젠, 정규적으로 나오는 멤버들은 3-4명 뿐이다. 그래서, 거의 일대일 수업이다. 빡세다. ㅋ


학기 초에는 몇 사람이 나와 시도를 해본다. 첫 2주동안은 손님을 끌 목적으로 공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와서 시도를 해보는 사람들이 조금 있다. 그런데, 그 다음에 한번이라도 다시 나오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누군가 새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도 난 아는 체를 굳이 하지 않는다. 물론, 그 사람들이 와서 요가를 하고 가는 시간은 매우 짧아, 그동안 나는 나의 요가를 하느라 바쁘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그중에서 다시 나올 사람이 있을까 의문을 해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말이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이 요가수업에 나왔을때도 선생 존이외에는 누구도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었다. 아마, 몇일 꾸준히 나간 후에야 한두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었다. 그들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처음 인사를 한 사람은 로이스였다.


그런데, 지난 주에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일간 꾸준히 나온 사람이 있었다. 그이의 이름은 나빌 (Nabeel). 인도에서 온 대학원생이었다. 박사과정 5년차. 그러니까, 이제 논문만 마무리하면 될 때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듯 싶다.


이렇게, 요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러고보니, 현재 정규멤버들은 은퇴자들이거나, 거의 은퇴나이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ㅋ


시간적 여유가 있어도, 새벽에 나오려면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한다. 야간형이면, 새벽요가가 아닌, 저녁 요가를 할 것이다. 그러니, 이 새벽 요가 모임에 멤버 수가 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새로 오는 사람들이 반갑고, 계속 나와주기를 바라곤 한다. 거의 허무한 바램이 되곤 하지만.


왜 그랬을까. 나빌이 처음 온 수요일, 내가 말을 걸었다. 내 요가를 다 마치고 정리를 하는 시간에 그도 간단한 첫 요가루틴을 마치고 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그 대화에 끼어들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내가 물었다. 무슨 일을 하느냐고. 이 대학에서 박사과정으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곤, 나에게 물었다. 무엇을 하냐고. 그래서 답했다. '나는 물리학과에 있어. (I'm at Physics department)' 그랬더니, 나빌이 되물었다. '박사과정이니?' 그래서 답해주었다. '응. 그래 박사과정에 있어.' ㅋㅋ


기뻤다. 아, 내가 그렇게 젊게 보이나? ㅋㅋ 아님,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였을까. 그래도 그렇지... 60살이 내일모레인 내가 박사과정 학생처럼 보이다니... 하며 행복해 하고 있는데, 존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아냐, 교수야'. 에이, 나의 행복한 망상을 깨다니.


존이 날 보며 씽긋 웃으며 덧붙였다. '그래도 너 젊어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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