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계란볶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사나는 사바사나 (Savasana)다. 한글로는 송장자세라고 한다. 주어진 모든 아사나들을 다 하고 맨 마지막에 하는 아사나다. 편하게 눕는다. 양다리를 약간 벌린다. 양팔은 양옆 바닥에 내려 놓는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다. 힘을 뺀다. 몸의 모든 곳에서. 그리고 눈을 감는다. 오늘도 모든 아사나들을 다 했구나란 안도감이 밀려온다. 온몸에 센세이션이 느껴진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세포들이 피부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피부를 때리는 듯한 미세한 저림. 세포들은 아직 격한 아사나를 하고 있는 줄 아나보다. 요가로 달궈진 몸의 세포들이 후끈하다. 그 세포들이 진정될 때까지 누워있는다. 깊은 숨을 쉬며. 아무 생각없이. 그리고 일어나, 체육관을 나오면, 상쾌하다. 이른 아침에 벌써 무언가를 이루어낸 듯한 느낌. 오늘 어떤 힘든 일이 닥쳐도 요가만큼일까하는 뿌듯함 말이다.
대면수업이 다시 시작된 후 두번째날, 존이 나에게 새로운 아사나 하나를 추가했다. 바라드바자사나(Bharadvajasana). 이 자세는 쉽다. 카포타사나와 바카사나 B에 비하면. 이제, 주어진 모든 아사나들을 다하면 2시간이 조금 넘는다. 녹초가 된다.
최근 1-2주 동안에 체중이 좀 늘었다. 학기가 끝나서 여기저기 종강기념 회식 자리가 몇개 있었다. 외식을 하면, 체중조절이 어렵다. 내가 원하는 적정체중으로 돌아가려면, 1-2 킬로그램 빼야한다. 살이 찌는 건 쉽다. 그러나 살 빼는 건 어렵다... 고들 한다. 보통사람들은. 맞다. 그러나, 요가를 하면 빼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나의 경우를 보자. 다시 적정체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번 주 며칠 저녁을 간소하게 먹고 있다. 화요일에는 아보카도 1개와 토마토 1개가 전부였다. 올리브오일과 소금, 후추를 조금 뿌리고. 섭취한 총 칼로리는 450칼로리 정도다. 수요일 아침 요가 후에 재보니, 몸무게가 제법 줄었다.
수요일도 저녁식사를 간단히 했다. 재료는 달걀 2개, 양파 1개, 서양호박 (Zucchini) 1개, 작은 토마토 1개, 올리브오일 1스푼, 소금 후추 소량. 먼저 중불에 1/2 스푼 올리브기름과 썬 양파를 볶는다. 소금을 뿌린다. 양파는 혈관에 좋다.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그런데 그런 역할을 하는 성분은 양파를 맵게 하는 황(S)이 섞인 유기화합물들이다. 양파를 볶으면 달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 유기화합물들이 공기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카라멜라이즈된 맛이 단 양파에는 그 좋은 유기화합물이 없다. 그래서 요리하면서 썬 생 양파나 덜 익어서 좀 매운 양파 쪼가리들을 조금씩 집어먹는다. 혈관을 위해서. 양파가 어느정도 익으면, 작게 썬 쥬키니를 넣고 볶는다. 쥬키니가 어느정도 익으면, 썬 토마토를 넣는다. 채소가 다 익으면, 후라이펜 한쪽으로 몰아 놓는다. 다른 한쪽에 달걀을 깨어서 넣는다. 불을 끈다. 끈채로, 달걀을 뒤섞는다. 난, 달걀이 촉촉한 게 좋다. 완전히 익은 것보다는. 그래서 달걀이 완전히 다 익지 않아서 촉촉할때 볶은 채소와 섞는다. 그리고는, 나머지 올리브 오일 1/2스푼과 후추를 뿌린 후 섞는다. 간단한 야채계란볶음이다. 맛있다. 양도 한끼로 충분하다.
열량을 살펴보자.
달걀 2개: 156 칼로리
양파 1개: 44 칼로리
서양호박 (Zucchini) 1개: 33 칼로리
작은 토마토 1개: 32 칼로리
올리브기름 1 스푼 (tablespoon): 120 칼로리
총 385칼로리다. 아점때 섭취했던 1240칼로리를 합하면, 수요일 하루동안 1600칼로리가량 섭취하였다. 50, 60대 사무직 남자의 평균 일일 열량 소비량인 2200 칼로리보다 훨씬 작다. 이른 저녁 (늦은 오후)에 이 야채계란볶음만 먹고, 잘때까지 다른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면, 당연히 살이 빠진다. 어느 누구라도. 게다가 2시간의 아쉬탕가요가까지 하면, 살이 안 빠질 수가 없다.
다음날 요가후 체중은 적정체중으로 돌아왔다.